수가 인상·형사처벌 면제…‘총파업’ 예고한 의료계 마음 잡을까
입력 2024.02.01 11:35
수정 2024.02.01 11:35
정부, 필수의료 4대 정책패키지 발표
의협 “현실적 의료수가 개선” 등 요구
보험·공제 가입시 형사처벌 특례 적용
10조원 이상 투자…필수의료수가 개선
대한의사협회 모습. ⓒ뉴시스
정부가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필수의료혁신 전략 이행을 위해 ‘필수의료 정책패키지’를 마련했다. 의료인 법적부담 완화와 수가 개선 등 내용이 담긴 정책패키지를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위한 선결과제로 언급해 온 의료계가 받아들일지 관심이 쏠린다.
현재 정부가 의대증원 규모 발표를 목전에 둔 가운데 의료계 최후의 수인 ‘총파업’까지 가지 않은 상태로 무사히 연착륙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1일 정부는 필수의료 살리기의 근본 해법으로 4대 정책패키지를 보고했다. 내용을 보면 의료인력 확충과 지역의료 강화,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보상체계 공정성 제고 등이다.
이 중 의료계는 지속적으로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과 보상체계 제고를 고수해 왔다. 의대정원 확대를 논하기에 앞서 필수의료를 근본적으로 살릴 수 있는 의료계 환경 조성이 먼저라는 이유에서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소아, 분만, 중증·응급 등 현재 대한민국이 직면한 필수·지역의료의 현실은 ‘밑 빠진 독’과 다를 바가 없는 상황”이라며 “깨진 항아리에 아무리 많은 물을 붓더라도 결국에는 모두 항아리 밖으로 새어 나가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필수의료 인력이 개인으로서는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항아리 밖으로 이탈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구멍 난 필수의료의 빈틈을 먼저 보수하고 메꿔야 한다”며 “필수의료 분야 종사자들에 대한 법적 책임 완화와 헌신에 대한 합당한 대우는 필수의료라는 항아리의 깨진 빈틈을 메우는 사회적 안전망으로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의협이 강조하는 것은 필수·응급의료 몰락을 초래하는 과도한 사법판결이다. 실제로 지난달 14일 대법원은 전공의 시절 응급실 내원 환자의 대동맥 박리를 진단하지 못했음을 이유로 기소된 응급의학과 의사에 대해 원심과 동일하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바 있다.
대한의사협회 회원들이 지난달 17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의료붕괴 저지를 위한 '제1차 전국 의사 총궐기 대회’를 열고 의과대학 정원 정책 폐기를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이를 두고 의협은 “의료사고에 대해 일본의 270여배, 영국의 900여배에 이르는 기소율과 이에 따른 높은 유죄 판결률을 나타내고 있는 우리나라의 과도한 ‘의료사고 형사처벌화 경향’으로 인해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 진료과목의 기피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의협은 단순히 의사 수만 늘린다고 필수의료가 살아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실적인 의료수가 등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필수 의료 분야를 회피하는 의사 수는 그대로라는 점에서다.
이에 정부는 모든 의료인의 보험·공제 가입을 전제로 의료사고에 대한 형사처벌 특례를 적용키로 했다. 책임보험·공제 가입 시 피해자의 명시적 의사에 반해 공소제기가 불가해지고 피해 전액 보상 종합보험·공제 가입 시 공소에서 제외된다. 정부는 필수의료 업무상 과실치사상죄 감면 방안도 검토한다.
다만 사망사고 포함 여부, 미용·성형 제외 등 특례 적용 범위에 대해서는 향후 논의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특례법 도입 전 수사 및 처리 절차를 개선한다. 형사조정 및 의료분쟁 조정·중재를 적극 활용하고 전문가 의견 반영 확대 및 감정 의뢰 전 피의자 측 소명 기회를 부여할 예정이다. 불필요한 소환조사를 자제하고 중과실 없는 응급의료 사고에 대해 형에 대한 감면 규정도 적극 적용한다.
또 2028년까지 10조원 이상을 투자해 필수의료수가를 집중 인상한다. 중증응급 내원 24시간 내 최종치료 시 수가 가산율을 확대하고 내시경 수술 등 저평가된 수술·처치와 고난도 고위험 수술 수가를 인상한다.
특히 병의원급 신생아실·모자동실 입원료를 50% 올린다. 1세 미만 소아 일반병동 입원 시 수가 가산율은 30→50% 확대하고 소아 중환자실 입원료 역시 늘린다.
분만 지역수가(55만원) 및 안전정책수가(55만원), 응급분만 정책수가(55만원)도 도입한다. 고위험 분만 정책 가산을 30→200%로 확대한다.
아울러 의료계가 우려 요인으로 꼽던 교육의 질 같은 경우는 기초·임상교수 확충, 필수·지역의료 교육 강화, 평가인증 내실화(기준 상향, 학생평가 강화 등), 실습 여건 개선 등으로 도모할 방침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그동안 진행했던 현장소통, 간담회, 의료현안협의체 등에서 나온 의료계 건의사항을 담은 것이 이번 필수의료 정책패키지”라며 “기본적으로 패키지 내용 대부분이 의료계 현장 의견과 국민 의견을 반영해 마련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