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합정역 입구에는 왜 '독수리 사진'이 붙어 있을까
입력 2024.01.29 09:22
수정 2024.01.29 09:23
지하철 역사 내부로 비둘기 들어오며 민원 들어와
비둘기 천적인 맹금류 사진 부착해 비둘기 퇴치 의도
전문가 "새들도 학습하는 능력 있어 효과 없을 것"
최근 서울 지하철 2·6호선 합정역 출구에 독수리 등 맹금류 사진이 붙어 눈길을 끌고 있다. 출구 한 곳에서만 발견된 것이 아니라 여러 곳에서 발견되며 궁금증은 더 커졌다.
29일 X(옛 트위터) 등 온라인상에는 합정역 1번 출구 등에 독수리 사진이 붙은 모습이 확산해 온라인상에서 이에 대한 궁금증이 퍼지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이는 역사 안으로 비둘기가 들어온다는 민원이 다수 접수돼 지하철 역사 측에서 붙인 사진으로 전해졌다. 비둘기의 상위 포식자인 흰머리수리 등 맹금류의 사진을 비둘기를 쫓기 위한 '허수아비' 용도로 붙여놨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류 전문가들은 이 방법이 비둘기를 막는 데 큰 도움은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비둘기도 사진인 걸 알고 옆으로 피해 가면 된다는 걸 학습하기 때문이다.
한때 유리창이나 방음벽에 야생 조류가 부딪히는 걸 막기 위해 맹금류 스티커가 활용되기도 했지만, 국립생태원은 연구보고서 '야생조류와 유리창 충돌'를 통해 "모양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면서 "맹금류 스티커를 붙여둔 것은 유리창 충돌을 예방하는데 거의 효과가 없다"고 일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