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 다시 뜨는 ‘강남상권’…배달지고 오프라인 다시 부활 [엔데믹 생존법①]
입력 2024.01.29 07:11
수정 2024.01.29 07:11
물가상승에 따른 소비 위축 속 오프라인 매장 확대
기피했던 강남상권에 출점…“글로벌 브랜드와 경쟁”
배달은 주춤…전방위 생활물가 상승‧비싼 배달비 영향
최근 외식업계 출점 전략이 바뀌고 있다. 엔데믹 시대에 접어들며 글로벌 외식 브랜드가 아시아 진출을 위해 한국을 테스트베드(시험대) 삼고 있는 가운데, 생존을 위한 새로운 돌파구 마련에 두 팔을 걷어 붙고 나선 것이다. 과거 주요 외식업체들은 임대료를 절약하기 위한 묘책으로 대로변을 떠나 주거지와 가까운 골목 상권에 정착하는 방안으로 잇따라 선회했다. 그러나 다시 주요 유동 인구가 많은 핵심 상권을 중심으로 모여들고 있다. 반면 코로나19 확산기 외식업자의 숨통을 틔웠던 배달 시장은 물가상승과 소비침체 등에 맞물려 암흑기를 보내는 중이다. 최근 엔데믹 전환이 우리 외식업계에 미친 영향과 외식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한 전략에 대해 알아보고, 이들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3회에 걸쳐 함께 짚어본다. [편집자 주]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물가상승에 따른 소비 위축에도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해가고 있다. 한동안 높은 임대료로 기피했던 강남 핵심 상권 출점에 다시 속도를 내는 한편, 빠르게 한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글로벌 브랜드들과의 경쟁에도 본격 속도를 내는 중이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시대 상권 출점 전략과 대비된다. 한 때 외식업체들은 골목상권 출점을 지향해 왔다. 비싼 임대료와 함께 공공요금이 치솟고, 매년 최저임금 상승 이슈까지 더해지면서 과거와 비교해 운영 비용 부담이 월등히 높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강남은 프랜차이즈 ‘1호점’들이 모여드는 상권으로 부상하고 있다. 강남은 지하철 2호선과 신분당선, 광역버스가 지나는 교통 중심지인 데다, 오피스 상권과도 가까워 구매력이 높은 소비자가 많다. 유동 인구가 일일 수십만명에 달해 브랜드 광고 효과도 크다.
엔데믹 전환과 함께 체험형 매장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강남역 상권의 장점이 재부각된 모습으로 풀이된다. 외식뿐 아니라 다양한 브랜드의 대형 플래그십 스토어가 줄줄이 들어서는 등 강남 상권 공실률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실제로 강남 상권의 상가 공실률은 매우 낮은 편에 속한다. 강남 상권의 공실률은 2022년 4분기엔 4.7%였다가 지난해 1분기 2.9%, 2분기 0.99%로 지속해서 낮아졌다. ▲남부터미널 ▲논현역 ▲도산대로 ▲신사역 ▲압구정 ▲청담 등은 지난해 3분기 기준 공실률이 0%에 달했다.
이미 해외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은 한국 진출 발판으로 강남을 점찍고 있다. 2016년 7월 햄버거 브랜드 ‘쉐이크쉑’을 시작으로, 지난해 6월과 11월에 각각 ‘파이브가이즈’와 ‘슈퍼두퍼’가 문을 연 것이 대표적인 예다.
국내 토종 햄버거 브랜드 맘스터치 역시 최근 강남 핵심 상권에 매장을 잇따라 오픈하고 있다. 기존 ‘골목상권 브랜드’ 이미지에서 벗어나, 글로벌 버거 브랜드의 격전지인 강남으로 매장을 확대해 고객 접점을 넓히고 브랜드 홍보 효과를 극대화 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맘스터치는 약 2년간 ‘맘스터치 랩(LAB) 가든역삼점’에서 강남 상권의 수요를 파악하고 영업경쟁력을 키웠다. 지난해 10월 말 ‘학동역점’을 시작으로 ‘대치사거리점’, ‘방배역점’, ‘도산대로점’을 차례로 열었다.
지난해 12월에는 캐나다 커피 브랜드 ‘팀홀튼’이 신논현역에 국내 1호점을, 선릉역에 2호점을 냈다. 다양한 연령층이 강남과 강북을 오가는 곳이라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알리기 좋은 데다, 젊은층이 몰리는 곳인 만큼 소비 트렌드에도 민감해 브랜드의 ‘생존력’도 검증할 수 있어서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높은 임대료 등 비용 부담을 감수하면서도 젊은 층이 모인 강남에 1호점을 내는 추세”라며 “이미 강남역 인근에 쟁쟁한 외식 프랜차이즈들이 많은 만큼 뚜렷한 정체성이 없이는 장수하기 힘든 곳이라는 점에서 생존력 실험을 위해 테스트 베드로 진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고성장한 외식 배달 시장은 최근 고물가 부담 등으로 주춤하는 모양새다.
엔데믹 전환과 함께 야외활동 증가, 외식물가 상승 등이 겹치면서 배달 수요가 꺾였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급성장한 배달앱은 물가 상승과 소비침체로 직격탄을 맞았다. 재택근무가 줄어든 데다 전방위적 생활물가 상승으로 소비자들이 허리띠를 졸라 맨 영향으로 짐작된다.
외식업계는 대안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거 배달이 주 소비처로 자리 잡으면서 주요 외식업체들은 대로변을 떠나 주거지와 가까운 골목 상권에 정착하는 방안으로 잇따라 선회했으나 최근 비싼 배달비 등이 화두로 떠오르자 또 다시 생존책을 고심하고 있다.
다만 외식업계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소비자들이 이미 배달의 편리함에 익숙해진 만큼 오프라인 매장의 변신과 함께 소규모 딜리버리 전용 매장도 함께 늘려 나간다는 방침이다. 메인 상권과 함께 임대료가 저렴한 골목 상권에도 출점하는 등 수익성을 추구해 나갈 예정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면서 외부 활동이 증가하고 외식 매장을 찾는 손님들이 늘어날 것을 대비해 매장 방문 고객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며 “특화 매장을 확대해 세분화된 고객 니즈에 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까다로워진 소비자 입맛…외식업계, 고물가 속 프리미엄 승부수 [엔데믹 생존법②]>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