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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나면 금리 뚝…"파킹통장 매력 없네"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입력 2024.01.28 06:00
수정 2024.01.28 06:00

'은행권 최고' 제일EZ통장 0.5%P 내려

'연 4%' 저축은행도 줄줄이 하향세

이자율 떨어지자 대기자금 증시로

금융상품 이미지. ⓒ연합뉴스

금융권 수시입출금통장(파킹통장) 금리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종료 시사 이후 시장금리가 빠르게 내려간 결과다. 고금리 파킹통장이 하나둘 사라지며 단기간 대기성 자금을 거치해두려는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다음 달 1일부터 자행 대표 파킹통장 상품인 ‘제일EZ통장’의 기본금리를 연 2.6%에서 연 2.1%로 0.5%포인트(p) 인하한다. 이에 따라 내달부터 이 상품의 최고 금리 역시 연 3.6%에서 연 3.1%로 조정된다.


제일EZ통장은 SC제일은행 신규고객에게 6개월간 300만원 한도로 1%p의 우대금리를 주는 상품으로, 시중은행 파킹통장 중에선 가장 높은 금리 수준을 제공해 인기를 끌었다.


금리 경쟁력으로 승부를 보던 인터넷은행 파킹통장 이자율도 연 2%대가 대다수다. 지난해 최고 3~4%대 금리 경쟁력으로 고객을 끌어모으던 인터넷은행과 비교하면 최대 2%p 가량 차이난다.


카카오뱅크는 이달 초 파킹통장 상품 '세이프박스'의 금리를 0.1%p 올렸지만 연 2.1%다. 토스뱅크의 '토스뱅크 통장'은 연 2.0%금리를 주고 있다.


이들 중 가장 금리가 높은 케이뱅크의 '생활통장'은 300만원까지 연 3%를 제공한다. 다만 또 다른 수시입출금 '플러스박스'의 경우 연 2.3%의 이자를 준다.


잠시만 맡겨도 연 4% 이상의 고금리를 주던 저축은행 파킹통장 금리도 줄줄이 낮아지고 있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지난 17일부터 파킹통장으로 활용 가능한 ‘플러스자유예금’의 2000만원 이하 구간 금리를 최고 연 4.10%에서 연 3.9%로 인하했다.


다올저축은행 역시 지난 12일부터 ‘Fi커텍트 통장’ 3000만원 한도 내 구간금리를 최고 연 4.00%에서 연 3.60%로 내렸다.


SBI저축은행은 이달 5일 파킹통장인 ‘사이다입출금통장’에 1억원 이하를 입금했을 때 제공하는 금리를 연 3.5%에서 연 3.3%로 0.2%p 낮췄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28일 파킹통장 ‘OK읏백만통장2’의 100만~500만원 구간 금리를 기존 연 4.0%에서 연 3.5%로 0.5%p 내렸다.


이처럼 파킹통장 금리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것은 금리 인하 기대감이 확산되며 시장금리가 내려간 영향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일 기준)만 해도 4.149%에 달했던 은행채 1년물 금리는 전날 기준 3.603%까지 내려왔다.


은행채 금리는 지난해 말부터 하락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미국 연방시장공개위원회에서 금리 3회 인하가 시사되면서 시장에서는 3월 금리 인하설이 확산하기도 했다.


금융권 파킹통장 금리가 낮아지면서 투자처를 찾는 자금이 상당부분 증시로 이동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자금'의 성격을 지닌 투자자예탁금은 지난해 11월 44조원까지 감소했으나, 12월 50조원대, 지난 5일 기준 52조원까지 올랐다. 또 다른 증시 대기자금인 증권사 CMA잔액도 같은 기간 75조원을 넘어서며 1년 전보다 28% 증가했다.


특히 증권가에서는 초단기 자금을 안전하게 굴릴 수 있는 금리형 상장지수펀트(ETF)가 인기를 얻고 있다. 금리형 ETF는 단기 채권에 투자하며 양도성예금증서 금리 등 주요 금리를 추종하는 이들 ETF는 증시 변동 리스크와 무관하게 하루만 예치해도 추종 금리의 하루치만큼을 이자수익으로 얻을 수 있어 지금처럼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는 대기자금을 잠시 넣어두는 '파킹 상품'으로 통한다.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에 따르면 올해 들어 24일까지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와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에는 각각 5444억원, 5095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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