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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제 불안’ 왼쪽 풀백 리스크, 클린스만호 발목 잡나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입력 2024.01.18 08:55
수정 2024.01.18 08:56

바레인전서 실점 빌미 제공, 부진한 경기력으로 조기 교체

소속팀 수원삼성서 3개월 동안 경기 못 뛰며 실전감각 저하

포지션 경쟁자 김진수, 부상 탓에 조별리그 출전 어려울 듯

축구대표팀 왼쪽 측면 수비수 이기제. ⓒ 대한축구협회

우려했던 왼쪽 풀백 리스크가 결국 첫 경기부터 터지고 말았다. 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클린스만호에 자칫 커다란 약점이 될 수 있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지난 15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바레인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1차전서 3-1로 승리했다.


예상보다 쉽지 않은 경기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의 한국은 86위의 바레인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 위였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전반전은 막상막하 대결이었다.


한국은 전반 38분에야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의 골로 앞서나갔지만 후반 5분 만에 실점하며 위기를 맞이했다.


특히 실점 과정에서 왼쪽 측면 수비수로 나선 이기제(수원삼성)의 아쉬운 플레이가 있었다. 이기제는 수비 진영에서 패스 미스를 범해 공 소유권을 바레인에 내줬다. 이후 바레인은 빠르게 스로인 공격 이후 유기적인 플레이로 득점에 성공하며 한국에 위기를 안겼다. 패스 미스를 범한 이기제는 커버 플레이도 늦어 아쉬움을 남겼다.


결국 이기제는 실점 이후 1분 만에 김태환(전북현대)과 교체됐다. 이기제가 빠진 왼쪽은 오른쪽에 있던 설영우(울산현대)가 이동해 채웠다.


문책성 교체는 아니었다. 이기제는 전반 28분 수비 도중 경고를 받았는데 클린스만 감독은 이기제 포함 전반전에 옐로우카드를 받은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박용우(알 아인)를 모두 후반전에 교체하며 카드 관리에 나섰다.


클린스만 감독은 “퇴장 당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말했다. 이기제를 향한 믿음은 여전하다.


이기제는 사실상 클린스만호의 주전 왼쪽 풀백이다. 포지션 경쟁자인 김진수(전북현대)가 있지만 왼쪽 종아리 부상으로 조별리그 출전이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클린스만 감독의 이기제를 향한 믿음은 확고하다.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문제는 이기제의 경기력이다. 그는 지난해 9월 30일 인천유나이티드전 이후 소속팀에서 3개월 가까이 경기를 뛰지 못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이기제에 믿음을 보이며 그를 아시안컵 최종엔트리에 발탁했다.


이기제는 아시안컵을 앞두고 치러진 이라크와 평가전서 준수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우려를 불식시키는 듯 보였지만 본선 첫 경기서 제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만약 이기제가 조별리그서 경고를 한 차례 더 받는다면 누적으로 1경기를 결장하게 된다. 당장 김진수가 16강 토너먼트부터 나설 수 있다 해도 경기 체력과 감각이 우려스럽다.


바레인과 경기처럼 설영우가 왼쪽으로 이동할 수 있지만 아무래도 오른발잡이기 때문에 왼발 크로스의 정확도와 속도가 떨어지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클린스만호의 왼쪽 풀백 리스크는 어느 정도 예상된 부분이긴 했다. 다만 첫 경기부터 우려가 현실이 될 것이라고는 예상하기 어려웠다. 불안 요소로 자리 잡은 왼쪽 풀백 포지션이 클린스만호의 발목을 잡지는 않을지 우려스럽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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