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바이오’ 품기…K-블록버스터 의약품 초석 되길 [기자수첩-산업IT]
입력 2024.01.18 07:00
수정 2024.01.18 07:00
OCI-한미, 오리온-레고켐 등 합종연횡 ‘러시’
물 오른 신약개발 기업, 든든한 후원자 역할해야
ⓒ데일리안 박진희 그래픽 디자이너
갑진년 새해가 밝은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았는데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합종연횡 소식이 연이어 들려오고 있다. 국내 대표 신약 연구개발(R&D) 제약사인 한미약품그룹과 에너지·소재 기업 OCI그룹, 그리고 제과회사 오리온의 항체-약물접합체(ADC) 전문 바이오텍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인수가 그 주인공이다.
사흘 상간으로 발표된 두 건의 소식은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도 그럴 것이 한미약품과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모두 물이 한껏 오른 국내 대표 신약개발 기업이기 때문이다.
현재 한미약품은 세계적으로 가장 성장성이 높은 의약품으로 각광 받고 있는 비만 치료제 ‘삭센다’, ‘위고비’와 같은 GLP-1 제제 약물인 ‘에페글레나타이드’를 개발 중이다. 현재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국형 비만약으로 국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이밖에도 ▲비만·대사질환 ▲항암 ▲희귀질환 분야에 걸친 20개 이상의 혁신신약 파이프라인을 통해 활발한 신약 연구개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역시 지난 연말 미국 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 얀센 바이오텍에 ADC 약물 ‘LCB84′(Trop2-ADC)을 2조2400억원 규모 기술 이전에 성공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국내 바이오 기업이다.
승승장구하고 있는 이들이 대기업을 파트너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자금‘이다.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은 임직원 대상 메시지에서 OCI그룹과의 통합을 ’동반자와 함께 보다 크고 강한 경영 기반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김용주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대표 역시 오리온을 안정적인 자금 확보를 위한 ’최적의 파트너‘라고 표현했다.
신약 후보물질이 상용화로 이어지기까지는 십수년의 세월, 수천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투입돼야 한다. 글로벌 빅파마에게는 단일 제품으로도 연간 수십조원의 매출을 내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있지만 국내 기업에게는 그런 역할을 해 줄 제품이 아직 없다. 자체적으로 대규모 자금 확보가 어려우니 그러한 파이프라인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든든한 우군이 꼭 필요한 셈이다.
비만신약, ADC를 통해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만들어 낼 가능성이 가장 높은 두 기업의 이번 통합이 국산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탄생시킬 역사의 첫 걸음이 되길 바라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