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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변신한 개그맨, 시리즈로 만나는 시집…대중성 확대하는 ‘시’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4.01.15 11:00
수정 2024.01.15 11:08

“어렵지 않고 누구나 편하게 즐기는 장르가 됐으면”

‘쉬운 말’로 쓰여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개그맨의 시집부터 열두 명의 시인이 릴레이로 매달 1권씩 시집을 출간하는 색다른 방식까지. ‘시’를 향한 ‘진입장벽’을 낮추는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개그맨 양세형은 최근 시집 ‘별의 길’을 출간하며 시인으로 변신했다. 지난 7일에는 예스24, 알라딘 등 주요 온라인 서점의 소설/시/희곡 부문 일별 베스트 1위에 등극했으며, 같은 날 교보문고 온라인 서점에서도 시/에세이 부문 일간 베스트 2위를 차지했다. 알라딘 베스트셀러 종합 부문에서는 2위, 교보문고 국내 도서 전체에서는 3위를 기록하는 등 출간 한 달 만에 독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양세형은 앞서 예능프로그램 ‘집사부일체’에서 ‘별의 길’의 표제시가 된 ‘별의 길’을 즉석에서 쓰고, 낭독해 패널들의 감탄을 끌어낸 바 있다. 또한 후배 코미디언들의 결혼식에서 직접 쓴 축시를 낭독해 유튜브 10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남다른 감성을 보여줬었다.


그는 시에 대해 “잘 쓴다고 생각한 적도 없고, 나만의 재밌는 놀이”라고 생각했지만, 많은 이들이 호응을 해주고, 나아가 출판사를 통해 출간 제안까지 받은 후 고민 끝에 시집 출간을 결심했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이야기부터 코미디언의 기쁨과 슬픔 등 개인적인 사연을 비롯해 구름 한 점을 보고 상상한 내용을 담으며 여러 주제를 아울렀다. 어렵지 않은 말들로 풀어낸 이야기를 통해 공감을 유발하면서, 동시에 대중들의 관심까지 이끌며 ‘시’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춘 것이 하나의 성과로 여겨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앞으로 시집을 낼 시인들의 신작 시 한 편씩을 맛보기로 선보이는 티저 시집 ‘우리를 세상 끝으로’가 젊은 시인을 조명하는 동시에, 독자들의 호응을 끌어낸 바 있다. 문학동네 시인선의 200번째 시집 기념으로, 앞으로 펴낼 시인들의 신작시를 엮은 ‘미리 보는 미래 시집’을 통해 독자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색다른 시도를 한 것이다.


당시 2023년 등단한 신인부터 이제 막 첫 시집을 펴낸 시인 등 여리 신인 시인들의 신작이 예고됐으며, ‘시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그들이 답변도 담겼다.


이 외에도 최근 출판사 난다는 시인 한 명의 시, 에세이를 한 달에 1권씩, 1년 동안 총 12달 출간하는 ‘시의적절’의 발행을 예고했다. 길지 않은 분량 안에서도, 매일 한 편씩 읽을 수 있도록 저자의 시·에세이·메모·일기·인터뷰 등 자유로운 형식의 글들을 수록, 공감의 폭을 넓힌 것이 ‘시의적절’의 강점이다. 출간 형식은 물론, 그 내용까지. 평소 시를 어렵게 생각했던 독자들까지 아우를 수 있는 시도로 이목을 끌고 있는 셈이다.


최근 코로나19 거치면서,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는 시집이 독자들의 관심을 받았었다. 지난해 3월 21일 예스24가 유네스코가 제정한 ‘세계 시의 날’을 맞아 시집 판매 분석을 내놨는데, 해당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시집 출간 종수는 3361종으로 최근 3년간(2021년(3257종), 2020년(3102종)) 꾸준히 증가했다. 당시 예스24 관계자는 “젊은 시인들의 경우 어떤 흐름이나 유행을 따르기보다 자신의 목소리를 솔직한 문체와 신선한 언어로 표현하는 것에 독자들이 가장 큰 매력을 느끼며, 특히 1020세대 독자들에게는 시에서 자신이 살아온 경험이나 사용하는 언어를 찾을 수 있다는 점이 재미를 더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시집의 인기를 분석했었다.


이 외에도 SNS를 통해 짧은 시를 남기는 ‘시스타그램’이 인기를 끄는 등 ‘나만의 감성’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또 공유하는 젊은 층의 니즈와 맞물려 ‘시’가 젊은 층의 주목을 받고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가벼운 시의 유행이 우려된다”며 시의 질적 하락에 대한 문제 제기하는 이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긴 글을 넘어 러닝타임이 긴 영상을 보는 것조차 힘들어하는 요즘의 독자들에게 짧지만, 개성이 뚜렷한 시가 주목을 받는 것은 의미 있는 흐름이라는 반가운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이 흐름과 맞물려 진입장벽을 낮추는 새 시도들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양세형은 시집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혼자 느끼는 건 한계가 있다. 다른 사람이 느낀 소중한 감정들을 커피 두 잔의 가격만 지불하면 배울 수 있다”고 시의 의미를 짚으면서 “시라는 장르가 어렵지 않고 누구나 편하게 즐기는 놀이로 다가섰으면 했다”는 바람을 전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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