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새해 키워드는 상생·리스크 관리…'두 토끼' 잡는다
입력 2024.01.02 11:17
수정 2024.01.02 14:08
경기침체·고물가·PF 등 악재
"지속 성장 위한 경쟁력 강화"
양종희(왼쪽부터) KB금융그룹 회장과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이석준 NH농협금융 회장. ⓒ각 사
국내 5대 금융지주회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이 갑진년 새해 경영 핵심 화두로 '상생'과 '리스크 관리'를 꼽았다. 새해에도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경기침체, 고물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 위기론 등 불안요소가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들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기존 경영 시스템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근본적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이날 발표한 신년사를 통해 올해 경영전략의 최우선 목표로 일제히 상생금융과 리스크관리를 내세웠다.
앞서 은행권은 지난해 초부터 이어진 금융당국과 정치권의 사회적 책임 강화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2조+α' 규모의 상생금융 지원방안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올해 본격적으로 집행될 자금 집행을 위해 연말 조직개편에서 상생금융 전담 조직까지 신설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진정한 강자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위기를 극복하고 기회로 만드는 방법, 즉 '경쟁과 생존' 이 아닌 '상생과 공존'으로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며 "사회 양극화와 복잡성 심화로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이 확대되는 등 금융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고 있는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해 취임사에서도 강조했던 네 가지 경영방향인 ▲사회와 끊임없이 상생 하는 경영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주는 KB ▲직원에게 자긍심과 꿈을 줄 수 있는 회사 ▲주주님들의 기대에 보답할 수 있는 경영을 구현하기 위한 경영 전략을 제시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올해 경영 슬로건인 '고객중심, 일류신한. 틀을 깨는 혁신과 도전'을 위해 가장 먼저 달성해야 할 것으로 내부통제와 리스크관리를 언급했다. 진 회장은 "기존 성공 방식만 고집한다면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며 "ESG, 디지털, 글로벌을 비롯한 모든 영역에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해간다는 마음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자신을 둘러싼 모두의 가치를 높이고자 힘쓰는 기업만이 오랫동안 지속가능할 수 있다"며 "두 개의 맞닿은 연못은 서로 물을 대어주며 함께 공존한다(이택상주)"고 상생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도 "고금리 시대 기존 금리체계는 불신을 넘어 분노를 일으켰다"며 "우리의 성장 전략에 대한 인식전환과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함 회장은 "올해도 엄격한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하에, 내실과 협업을 기반으로 업의 경쟁력과 글로벌 위상을 강화하고, 신 영토 확장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내야 한다"며 "협업으로 그룹 역량을 결집하고, 경쟁자를 포함한 외부와의 제휴, 투자, M&A 등 다양한 방법으로 협업을 이뤄내 금융이 줄 수 있는 가치 그 이상을 손님께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구체적 경영 전략을 설명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해 우리금융은 실적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며 "올해 그룹 경영목표를 '선도 금융그룹 도약, 역량집중·시너지·소통'으로 수립했으며 이를 위해 그룹 핵심사업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임 회장은 "올해는 내년보다 다소 우호적인 경영환경이 예상되지만 미·중 갈등, 지정학적 리스크, 부동산PF 부실 우려 등에 따른 우리 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며 "철저한 리스크관리로 선제 대응하겠다"고 언급했다. 올해 명확한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기업금융 강화와 증권업 진출에 대비해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을 병행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석준 NH농협금융 회장도 금융업의 존재의 근간인 리스크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선제적·시스템적·촘촘한 그물망식 리스크 관리가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이어 "기존 예측 범위를 넘어선 다양한 잠재위험까지 대비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어떠한 위기가 오더라도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리스크 관리여야 한다"고 경계감을 늦추지 않았다.
이 회장은 미래를 준비하는 경영 전략으로 인공지능(AI) 등 디지털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가리키며 "금융사는 재무적 성과뿐 아니라, ESG 기반의 자금공급과 생태계 조성, 기업의 ESG 전환을 지원하는 역할과 책임을 요구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올해 ESG를 경영과 사업에 실질적으로 접목하는 원년으로 생각하고, 진심을 가지고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