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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어떤 상황서 어떤 목적으로 도발하나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3.12.25 05:00 수정 2023.12.25 05:00

신원식 "북한, 필요한 때나

승산 있을 때 계획적 도발"

전문가 "韓 정치권력·대북정책

변화 꾀할 때 도발 감행"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지켜보는 모습(자료사진) ⓒ조선중앙통신

지난 2021년 제8차 노동당대회를 통해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을 수립한 북한이 이달 말 전원회의를 개최해 올해 주요 성과와 내년 계획을 구체화할 전망이다.


지난달 9·19 남북 군사합의 파기를 선언한 북한이 내년 한국 총선, 미국 대선 등 굵직한 정치 일정을 겨냥해 의도된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무엇보다 북한 주요 도발은 '철저한 계획'에 따라 진행돼 온 만큼, 과거 주요 도발 배경과 목적 등을 분석해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6·25 전쟁을 포함해 3100여 회 이상의 (남북 군사적) 충돌은 모두 북한의 계획적 도발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며 "북한은 합의서 유무가 아니라 그들이 필요할 때나 승산이 있을 때 도발했다"고 말했다.


고재홍 국가안보전략연구원 통일전략연구센터장도 최근 연구원을 통해 펴낸 보고서에서 "북한 주요 도발은 우발적이기보다는 '도발 결정자의 계산된 정치 행위'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전협정 위반행위를 포함해 40여만 건에 가까운 '일상적 도발'과 달리, 핵실험·각종 미사일 발사 등 기습공격을 염두에 둔 '주요 도발'은 의도성이 뚜렷하다는 지적이다.


고 센터장은 "북한 주요 도발이 다양한 대내외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관측된다"며 △체제결속·내부 안정성 증대 △무기 개발 관련 기술적 필요성 △북한 주민의 대남 의존성 차단 △비핵화 요구에 대한 핵 불포기 의지 피력 등을 언급했다.


고 센터장은 북한 주요 도발 행태의 특징으로는 △사전 공지 후 공개 도발 △한국 정권 교체기 도발 △순차적 긴장 고조 △대응 군사능력 과시 △내부 정치행사 업적 과시 등을 꼽았다.


특히 김정은 집권 이후 주요 도발 양상과 관련해선 "체제 강화를 목적으로 하거나, 한국 정권 교체기에 참여(관여)해 정치권력 변화를 꾀하거나,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 변경 및 더 많은 대북지원을 받기 위해 발생하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북한은 한국 18대 대선을 일주일 앞둔 2012년 12월 1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가장한 '은하-3호' 위성을 발사한 바 있다. 18대 대선에서 승리한 박근혜 정부 출범 보름 전에는 3차 핵실험까지 감행했다.


21대 총선 두 달 뒤인 2020년 6월에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남북 군사합의 파기를 위협했다.


20대 대선을 앞둔 지난해 3월에는 극초음속 미사일, 단거리 미사일, 중거리 미사일, 위성 발사를 가장한 ICBM 발사 등을 단행해 군사적 긴장수위를 끌어올리기도 했다.


과거와 달리 북한이 자체 무기개발 일정에 따라 도발에 나선다는 평가도 있지만, 남측 정치권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군사행동 가능성도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고 센터장은 "내년 4월 총선을 겨냥한 북한의 다양한 도발이 예상된다"며 한국 중도층 유권자들에게 '대북 압박정책은 핵전쟁의 결과를 가져올 뿐'이라는 메시지를 각인시키려 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여소야대 결과는 윤 정부 대북정책 추진 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만큼 "평화와 전쟁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반전(反戰) 분위기 조성을 위해 도발 카드를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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