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오프 중견수!” 사장이 보장한 이정후, SF 예상 라인업은?
입력 2023.12.18 14:31
수정 2023.12.18 14:32
‘KBO리그 MVP’ 이정후(25)가 ‘최고 대우’를 받으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입단했다.
이정후는 지난 16일(한국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입단 기자회견을 가졌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이날 이정후와 6년간 1억1300만달러(약 1468억원)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옵트 아웃(계약 기간 중 FA 선언할 수 있는 권리) 조항도 포함되어 있는 유리한 조건이다.
역대 한국인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한 아시아 야수로서는 최고 대우를 받게 된 이정후는 "나는 이곳(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승리하기 위해 왔다. 메이저리그에서 꿈을 이룰 수 있게 돼 기쁘다. 동료들과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레츠 고(Let's Go) 자이언츠"라고 외치며 영어 실력을 뽐냈다.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사장이 이정후에게 유니폼을 건넸고, 이정후는 천천히 유니폼을 입었다. 유니폼에는 등번호 ‘51’이 찍혀 있었다. 이정후가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에서 달았던 번호. 가장 유명한 51번 선수였던 스즈키 이치로 같은 선수가 되겠다는 꿈이 녹아있다.
이정후는 모자를 쓴 뒤 취재진을 향해 "핸섬(Handsome)?"이라고 묻는 등 이정후의 재치 있는 말들에 현지 기자들은 연이어 웃음을 터뜨렸다. 곁에 있는 자이디 사장도 흐뭇한 표정으로 이정후를 바라봤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이정후에게 거는 기대는 매우 크다.
이정후의 파격적 영입을 주도한 인물인 자이디 사장은 입단식에서 이정후를 직접 소개한 뒤 “우리 팀에는 콘택트 능력을 갖춘 야수가 필요하다. 이번 오프시즌 가장 영입하고 싶었던 선수가 이정후”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밥 멜빈 감독을 포함한 코치진, 우리 선수들도 이정후를 위해 지원할 것”이라며 “(이정후가)시즌 개막전부터 매일 중견수로 뛰는 것이 우리 팀의 계획이다"라고 강조했다.
LA 다저스의 지구 라이벌이자 전통을 자랑하는 ‘명문팀’ 샌프란시코는 2023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에 또 실패했다. 여러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공수를 겸비한 중견수의 부재다. 두터운 신뢰를 보낼 만한 자원이 없다보니 10명 이상이 중견수로 출전했다. 우중간이 깊은 홈구장 오라클파크의 특성을 고려하면 중견수의 부담이 크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에게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자한 상태다. 당장 이정후가 중견수와 리드오프로 뛸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MLB.com은 "이정후는 스트라이크존을 확장하고 칠 수 없는 공까지 모두 때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타석에서 약점이 많지 않다. 아버지이자 한국의 전설적인 유격수 이종범으로부터 물려받은 능력"이라고 평가했다. ESPN은 "이정후는 2022시즌 볼넷이 66개로 삼진 32개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최근 2년 동안 이정후의 삼진 비율은 5.4%에 불과했다. 메이저리그 22.7%보다 훨씬 좋은 수치다"라고 호평했다.
현지에서는 이정후를 리드오프(중견수)로 세운 예상 라인업을 내놓고 있다.
MLB.com은 이정후(중견수)-라몬테 웨이드 주니어(1루수)-마이크 야스트젬스키(지명타자)-마이클 콘포토(좌익수)-제이디 데이비스(3루수)-미치 해니거(우익수)-타이로 에스트라다(2루수)-패트릭 베일리(포수)-마르코 루치아노(유격수)로 짜인 라인업을 게재했다.
MLB.com뿐만 아니라 CBS 스포츠 등 현지 매체들은 이정후의 리드오프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일부 매체들은 “이정후가 KBO리그에서 체험하지 못했던 빠른 공과 특급 좌완들을 상대로 어떤 타격을 보여주느냐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면서도 “지금까지 보여준 이정후의 재능이라면 빠르게 적응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정후 매니지먼트사 리코스포츠에이전시는 “미국에서 계약 일정을 마친 이정후가 19일 오후 귀국한다”고 알렸다. 이정후는 귀국 후 입단 소감과 향후 계획 등을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