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만난 안철수 "환자가 치료 거부, 혁신은 실패"
입력 2023.12.08 00:15
수정 2023.12.08 00:15
인요한, 마지막 일정으로 안철수와 면담
인요한 "기대에 못 미쳐 송구, 부족했다"
安 "혁신위 희생에 김기현 답 내놓아야"
'당정관계 회복' 등 별도 4개 혁신안 제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국민의힘의 "혁신은 실패했다"고 판단했다. 인 위원장을 비롯한 혁신위의 활동 방향은 맞았지만 당 지도부가 이를 외면했다는 게 요지다. 나아가 안 의원은 혁신안을 비롯해 총선 승리를 위한 과제를 당 지도부가 책임지고 수행해 줄 것을 촉구했다.
안철수 의원은 7일 오후 의원회관에서 인 위원장과 만나 "혁신위가 종료하며 수도권 위기론을 불식시킬 정도로 당이 혁신하지 못했다면 국민이 혁신위는 지도부 시간끌기용에 지나지 않았다고 생각할 것이고 민심이 차가워질까 두렵다"며 "혁신이 실패했다"고 단언했다.
이어 "인 위원장과 나는 둘 다 의사인데 치료법을 각각 제안했지만 환자가 치료를 거부했다"며 "김기현 대표와 지도부가 이제 어떤 방향으로 민심을 회복하고 총선을 승리로 이끌지 혁신위의 희생에 답을 내놓을 차례"라고 촉구했다.
안 의원은 특히 "혁신위가 해낸 가장 큰일은 욕을 먹으면서까지 혁신위 스스로 당대표와 지도부를 위해 스스로 희생한 것"이라며 "이제는 당 지도부 스스로 권한을 부여하고 스스로 멈춰세운 미완의 혁신을 완성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각 및 총선 공천에 과학기술 인재 적극 발굴 △대한민국 대통합을 위한 실용 정부 전환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와 혁신위 조기 해체에 대한 책임 △건강한 당정 관계 회복 등 4가지의 혁신 방향을 제안했다.
인 위원장은 "국민의힘에 이런 인재가 있다는 것이 너무 다행스럽고 좋은 일"이라며 "혁신위가 현실적으로 오늘 끝나서 긴장감이 많이 풀렸는데 안 의원의 도전적인 관심에 공감했고 대한민국에 필요한 정말 중요한 인재라는 점을 느끼고 간다"고 덕담했다.
'실패했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부족한 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많은 사람들의 기대가 컸는데 기대에 미치지 못해 송구스럽고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국민의 뜻을 잘 반영하도록 노력했지만 여러 가지 부족했다는 것을 고백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다만 이날 제시된 4가지 혁신 방안은 안 의원의 판단이며 혁신위와 직접 관련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인 위원장은 "혁신위는 오늘 아침에 종료됐고 아쉬운 점이 있었다는 점을 충분히 표현한 것 같다"면서 "안 의원이 어려울 때 격려의 말씀을 해주셔서 고마워서 들른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날 면담은 지난 주 인 위원장의 공식 요청을 안 의원이 받아들이면서 성사됐다. 당 지도부와의 갈등, 김기현 대표와의 전격 회동 등 일정이 겹치면서 당초 잡혔던 일정에서 연기됐다고 한다. 안 의원은 "구체적 의제를 조율하고 만나기로 했는데 지난 월요일(4일)부터 연기하자고 해서 혁신위 조기 종료를 예상했다"며 "마지막 공식 만남을 요청해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