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국민 정신건강 챙긴다…어깨 무거워진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 [D:로그인]
입력 2023.12.11 06:00
수정 2023.12.11 06:00
한국 성인 정신건강 위험군 비율 20.4%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17.5%)보다 높아
정부, 정책 혁신…4대 전략·핵심과제 추진
보건복지부. ⓒ데일리안DB
최근 세계는 급변하는 물결 속에 다양한 생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등 자연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 중립, 디지털 첨단 기술을 접목한 4차 산업혁명 등 저마다 시장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공공기관 역시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 중입니다.
데일리안이 기획한 [D:로그인]은 공공기관의 신사업을 조명하고 이를 통한 한국경제의 선순환을 끌어내고자 마련됐습니다. 네트워크에 접속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로그인]처럼 공공기관이 다시 한국경제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조명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정신건강이 중요한 시대가 왔다. 예전에는 정신건강보다는 신체건강이 우선시됐다면 이제는 반대로 정신이 건강해야 일상생활을 활기차고 즐겁게 보낼 수 있으며, 주변 사람들과도 행복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현대인들은 우울감, 불안감, 스트레스를 달고 산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이 심해질 경우 폭력이나 자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 정신건강 상태는 매우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2021년 우리나라 성인의 정신건강 위험군 비율은 20.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7.5%)보다 높다.
특히 청소년의 정신건강 상태는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서울시 청소년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서울시 청소년 정신건강 위험군 비율은 25.5%로, OECD 평균(16.0%)을 웃돌았다.
자살률도 높다. 2021년 기준 우리나라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8.7명으로, OECD 평균(12.3명) 2.3배에 달했다. 2022년 기준 한국 청소년의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11.2명으로, OECD 평균(5.8명)의 두 배를 넘었다.
우울증 유병률 역시 OECD 평균을 넘었다. 2021년 기준 우리나라 성인의 우울증 유병률은 5.4%로, OECD 평균(4.2%)보다 1.2%p 컸다. 여성의 우울증 유병률이 남성에 비해 높았는데, 2021년 기준 우리나라 여성 우울증 유병률은 7.1%로, 남성(3.7%)의 두 배에 달했다.
스트레스 수준은 OECD 국가 중 가장 크다. 2021년 기준 우리나라 스트레스 수준은 6.6점으로, OECD 평균(5.1점)보다 1.5점 높았다. 특히 직장인의 스트레스 유독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2021년 기준 우리나라 직장인의 스트레스 수준은 OECD 평균(5.6점)보다 1.4점 많은 7.0점이었다.
정신건강 위험군이 증가하는 원인은 다양하다. 경제적 불안, 사회 경쟁의 심화, 가정 해체, 학교 폭력, 인터넷 중독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요인이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뜻이다.
그만큼 정부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국민의 정신건강 증진과 정신건강에 대한 인식을 개선, 정신건강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는 것은 정부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또 정신건강을 위협하는 사회·경제적 요인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한 실정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신 건강 혁신 방안 발표를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최근 보건복지부는 전 주기적으로 국민 정신건강을 지원하는 ‘정신건강정책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앞으로 정신건강정책을 ‘예방-치료-회복’ 등 전 단계로 정부가 직접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이러한 역할을 최전선에서 담당하는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의 어깨가 그만큼 무거워졌다는 의미기도 하다.
현재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 아래에는 정신건강정책과, 정신건강관리과, 자살예방정책과 등 총 3개 과로 분류돼 있다. 먼저 정신건강정책과는 정신건강증진사업에 관한 종합계획의 수립 및 조정, 정신건강에 관한 조사 및 연구, 정신질환예방과 정신질환자의 치료·재활 지원 및 권익보호와 사회적 인식개선 등이 주 업무다.
정신건강관리과의 경우 알코올, 마약 등 중독 관련 예방 및 대응 정책의 수립 및 조정, 정신건강 관련 시스템 구축 및 운영, 정신건강복지센터 운영 및 지원 등을 맡고 있다.
자살예방정책과는 이름 그대로 자살예방에 관한 종합계획을 수립 및 조정하고 자살의 원인분석 및 실태조사, 자살예방 사업 및 프로그램 등을 개발하고 있다.
이들을 주축으로 정부는 정신건강 정책을 혁신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 4대 전략 및 핵심과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일상적 마음 돌봄 체계 구축
먼저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정서·심리적 어려움이 있는 국민에게 상담 서비스를 제공해 정신질환을 예방하고 조기에 치료하고자 심리상담을 내년에 8만명을시작으로2027년까지 총 100만명에 제공한다.
또 카카오톡과 네이버에 정신건강 자가진단 사이트를 연계해 모바일 정신건강 점검을 활성화하고 내년 7월부터 자살예방교육을 의무화해 마음 이해 및 도움요청·제공방법 등을 안내한다.
학생, 직장인 등 일반 국민에는 자살예방인식개선 교육을 실시하고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등 서비스 제공자 대상으로는 생명지킴이 교육을 진행한다.
자살예방 상담에 누구나 기억하기 쉽고 접근하기 쉬운 긴급전화 109 번호를 부여한다. SNS상담도 도입하는데, 전화응대율 개선을 위해 상담원은 올해 80명에서 내년 100명으로 충원한다.
특히 청년 정신건강을 더욱 두텁게 지원하고자 청년층의 정신건강 검사질환을 기존 우울증에 조현병과 조울증 등도 추가하고 검진주기는 10년에서 2년으로 단축한다.
대학 내에는 상담센터를 통한 학생심리지원을 강화하고 심리지원 노력 및 성과를 (전문)대학기관 평가인증에 반영한다.
직장인 마음건강 지원을 위해 근로자 건강센터 및 근로복지넷을 통한 전문 상담지원을 확대하고 중대산업재해 경험자·감정 노동자를 위한 직업트라우마센터도 늘린다.
이 밖에도 전국 74개소 고용센터를 통해 실직자·구직자 대상 진로와 취업불안 등 스트레스 극복 심리상담을 지속 제공할 예정이다.
중증 정신질환 신속 치료 및 지속 관리
정신응급 현장대응 체계 및 의료 인프라를 구축·확대하고자 24시간 정신응급 현장에 출동 가능하도록 전국 17개 시·도에 정신건강전문요원-경찰관 합동대응센터를 설치한다.
외상·질환이 있는 정신응급 환자를 위한 권역정신응급의료센터를 내년 전국으로 확대하고, 정신응급병상 확보 및 정보공유를 추진한다.
정신질환도 신체질환과 대등한 수준으로의료의 질을 확보한다. 이에 폐쇄병동 집중관리료, 격리보호료 등 인상, 치료 수가 신설 보상 등을 통해 인력투입 및 치료환경을 개선하고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법입원제도 도입과 관련한사회적 논의를 시작한다.
퇴원 후 치료유지를 위한 시범수가의 정규수가화와 장기지속형 주사제 본인부담을 완화한다.자·타해 위험이 있는 환자에 대한 외래치료지원제를 활성화하고 정보연계도 내실화하는데, 자·타해 행동이 있었던 퇴원환자는 필요 땐 본인 동의가 없어도 정보 연계·치료되도록 절차와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정신건강정책 혁신방안. ⓒ보건복지부
일상회복을 위한 복지체계
정신재활시설 및 복지서비스도 개발 확충한다. 시군구 당 정신재활시설의 최소 설치기준을 마련하고 시설설치가 어려운 경우 정신건강복지센터 기반의 회복지원사업을 제공하도록 권고한다.
입소절차 및 인력기준을 개선하고 장기적으로는 재활시설로 개편하는 방안을 마련하며, 입소자 전원에 대한 실태조사 후 필요시 적합한 시설로 재배치한다.
정신질환자의 경제적 독립을 위한 고용지원 및 사회적 자립을 위한 주거를 지원한다. 사회적기업 육성법상 취약계층에 중증 정신질환자를 포함하고 정신장애인에 특화된 장애인 일자리도 개발한다.
또 자기 관리가 가능한 정신질환자를 위한 ‘특화형 매입임대주택’을 공모하는 등 주거지원도 강화한다.
이와 함께 정신질환자 차별 해소 및 의사결정 지원을 강화한다. 보험가입 차별 점검 및 정신질환자 보험상품 개발연구를 추진하고 자격취득 제한 규제 완화를 추진한다. 정신건강사전의향지시서 도입을 검토하고 공공후견 범위를 지역사회 거주자로 확대한다.
정신건강 인식 개선
정신건강 편견 해소를 위한 대국민 캠페인을 추진한다. 대학동아리, 정신질환자 당사자 홍보대사 등을 활용해 ‘정신질환은 고칠 수 없다’, ‘정신질환자는 위험하다’라는 편견을 해소할 계획이다.
정신건강정책 혁신위원회 구성·운영 등 정책추진체계를 정비한다. 향후 정신건강정책 혁신위원회를 통해 장기·복합과제를 논의하고 세부 추진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아울러 정신재활시설 설치 현황, 정신건강 증진사업 추진 현황 등을 반영한 가칭 ‘지역 정신건강 지표’를 개발해 평가를 추진한다.
정신건강전문요원 수련기관 전수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근무 및 수련 여건 개선을 추진하고 전문성 있는 정신건강전문요원의 장기근속을 위한 정신건강복지센터 직원 처우 개선방안도 마련한다.
이형훈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은 “정신건강정책 혁신방안은 향후 10년의 장기적인 방향성을 제시하는 4대 전략과 14대 핵심과제로 구성돼 있다”며 “현재 진행 중인 연구를 통해 과제를 구체화하고 또 예산 또한 명확화해 2025년도 예산에 본격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4년에는 복지부 핵심 사업인 전 국민 마음투자 지원 사업 539억원을 포함한 내년도 예산을 3866억 원으로 편성해 올해보다 706억원을 증액 편성했다”며 “정신건강정책 분야에 대해 적극적이고 대담한 투자로 혁신방안을 충실히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신건강정책 혁신방안. ⓒ보건복지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