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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과 개딸들의 인지부조화 [기자수첩-정치]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입력 2023.12.04 07:00
수정 2023.12.04 07:00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심리학 용어 중 '인지부조화'라는 말이 있다. 평소 믿고 있던 신념과 실제로 마주하는 현실 사이 불일치나 비일관성이 있을 때 생겨나는 감정적 상태를 말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신념과 실제의 불일치를 불편해 하기 때문에 이를 제거하려는 습성을 띤다고 한다.


인지부조화 이론을 이용해 국민의힘 지지층을 열심히 비판하고 있는 이는 다름 아닌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다.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는 35% 정도의 국민이 인지부조화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그는 "근거가 있어서 잘한다고 하는 게 아니라 (윤석열 정부가) 엉망이라고 하면 내가 잘못 투표한 게 되니 괴로운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악마화'는 이 같은 인지부조화를 제거하기 위한 것이라고 규정한다. 유 전 이사장은 "인지부조화에 따른 괴로움을 피하려 이재명은 악마고 잡아넣는 것은 정당한 것이어야 하고, 문재인은 빨갱이여야만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고, 이를 뒷받침할 정보만 취사선택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정의롭고 공정하고 도덕적일 것이라고 믿고 민주당을 지지했던 지지층이야말로 심각한 '인지부조화'를 겪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부의 입시비리 의혹,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등 재판에서 혐의가 인정된 비위사실이 부지기수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돈 봉투가 돌아다녔다는 의혹도 수사와 재판을 통해 전모가 조금씩 밝혀지고 있다.


정의를 부르짖고 억강부약 대동세상을 꿈꾼다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어떠한가. 본인 입으로 공인한 '최측근'이 토착개발세력과 유착해 이 대표 대선경선자금 목적 불법정치자금 수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이 대표 자신도 9개의 비위 혐의로 매주 재판을 받는 실정이다.


다행(?)스럽게도 민주당에게는 지지층의 인지부조화를 해결할 '만능키'가 하나 있다. 검찰 악마화다. '없는 죄도 만들어내는 검찰과 윤석열 정부가 이재명과 민주당 죽이기를 하고 있다'는 한 줄이면 이 대표는 결백해지고 이 대표를 지지했던 지지층의 마음도 편해진다. '검찰독재' '검찰공화국' 같은 레토릭은 덤이다.


명제를 강화하기 위한 정보의 취사선택도 따른다. 문재인 정부에서 중용된 검사들이 2년 동안 수사하고도 김건희 여사를 기소조차 못했다는 반대 사실에는 눈을 감는다. 민주당 지지층의 70%가 '한동훈 청담동 술자리'를 사실로 믿고 있었다는 여론조사 결과는 가히 충격적이다.


인지부조화는 해결돼야 하고 그 방법은 다양하다. 이 경우 상식적인 사람들은 '내 신념이 틀렸을 수 있다'는 생각과 함께 자신의 가치체계를 점검한다. 조금 더 양보해 최종심까지 지켜보고 결정하자는 유보적인 입장으로 선회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민주당 강경파와 강성 지지층은 가치체계를 점검하는 대신 현실을 외면하는 방법을 택했다. 자신들만이 정의롭고 민주적이며 도덕성을 갖추고 있다는 환상을 버리지 못한 것이다. 기저에는 80년대 군부독재 정권과 맞서 싸워 민주화를 쟁취하고 정권교체를 이뤄낸 숭고한 세력이라는 지독한 나르시시즘이 자리 잡고 있을 터다.


꼼수탈당을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희생'이라고 하고, 그 옆에선 "암컷이 설친다"며 정부를 향한 막말을 쏟아내는 모습에서 '자신들이 간절히 빌어 종말이 오지 않은 것'이라 주장하는 종말론 교도들의 히스테릭함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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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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