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 핵심예금서 1년 새 9조 이탈…수익성 '먹구름'
입력 2023.11.22 06:00
수정 2023.11.22 06:00
정기 예적금·초단기 금융상품 매력↑
美 긴축 종료 전망에 자금 이동 '촉각'
은행 먹구름 이미지. ⓒ연합뉴스
국내 5대 지방은행의 자유입출식통장 등 핵심예금에서 최근 한 해 동안에만 9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 매력이 높아진 정기 예·적금에 자금이 집중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으로도 잇단 고금리 상품과 미국의 긴축 사이클 종료 인식에 따른 증시 반등으로 자금 이탈은 계속될 전망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부산·BNK경남·DGB대구·광주·전북은행 등 5대 지방은행의 올 3분기 말 기준 핵심예금 잔액은 60조2818억원으로 1년 전보다 12.6%(8조7136억원)나 줄었다.
핵심예금은 은행이 가장 적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저원가성예금으로도 불리며, 보통예금·당좌예금·저축예금 등이 포함된다. 금리가 연 0.1% 수준에 불과한 만큼 고객에게 지급해야 하는 이자가 적어 은행의 수익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광주은행이 9조4377억원으로 15.7% 줄어들며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이중 요구불예금은 5조3178억원으로, 저축예금은 2조9282억원으로 각각 15.3%, 12.7%씩 빠졌다.
이어 같은 기간 대구은행의 핵심예금이 21조7785억원에서 18조7326억원으로 14.0% 감소하며 뒤를 이었다. 대구은행도 저축예금(8조7933억원·-18.1%)과 요구불예금(3조8346억원·-11.2%)에서의 감소 폭이 컸다.
부산은행의 핵심예금은 15조5380억원으로 12.1% 감소했고, 경남은행도 10조5308억원으로 11.9% 줄었다. 전북은행도 6조427억원으로 5.7%나 빠졌다.
이처럼 핵심예금이 이탈하는 배경에는 고금리 정기 예·적금 상품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말 불거진 채권시장 유동성 경색으로 은행들은 고금리 예·적금으로 자금을 조달했는데, 최근 만기가 돌아오면서 연 4%대의 예금 상품을 재차 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5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의 최근 정기 예금 최고금리는 연 4%대를 나타내고 있다. 적금의 경우 최고금리 연 6%를 제공하는 상품도 있다.
또 인터넷전문은행을 비롯한 은행들이 1개월 만기 등 초단기 예금 상품을 선보이고 있는 점도 핵심예금의 이탈을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다. 해당 상품의 기본금리가 연 2~3%대로 비교적 높은 수준을 자랑하고 있어서다.
앞으로도 자금 이탈이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만큼 핵심예금 관리 노력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최근 미국 물가상승률이 크게 둔화하면서 긴축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됐다는 인식에 증시가 반등하고 있는 점도 변수다.
지난달 미국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2% 오르면서 전월 상승률(3.7%)과 시장 예상치(3.3%)를 모두 밑돌았다. 이에 따라 위험자산선호 심리가 회복되면서 은행에 예치돼 있던 자금이 증시로 이탈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방은행뿐 아니라 은행권 전반적으로 핵심예금이 줄어들고 정기 예금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앞으로도 자금 이탈이 예상되는 만큼 이를 관리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