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렉스 시계 2개, 2400만원 송금했는데…직원은 돌연 잠적했다
입력 2023.11.21 09:07
수정 2023.11.21 09:08
피고소인 "웃돈 안붙혀서 할인해주겠다"며 피해자 현혹
피해자 아내 시계값까지 포함해 수천만원 송금했지만 '잠수'
피해자 "내 돈 뿐만 아니라…다른 사람의 돈도 챙겨 달아나"
A 씨와 B 씨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연합뉴스
명품 시계를 할인가에 판매한다며 지인을 통해 수천만원을 송금 받은 시계 매장 직원이 돌연 잠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최근 롤렉스 시계를 대리 구매해 주겠다며 2400만원을 받아 갔다 달아난 B 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사건은 지난 5월 A 씨가 지인들에게 롤렉스 시계를 정가로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수소문하면서 시작됐다. 재판매 가격이 정가의 2배에 육박하던 '롤렉스 대란'은 최근 주춤하지만 여전히 상당한 웃돈이 붙기 때문이다.
A 씨는 서울의 한 백화점에서 롤렉스 관련 시계 매장에 근무한다는 B 씨를 건너 건너 소개받았다. B 씨는 A 씨에게 "근무하는 시계 매장과 롤렉스가 연결돼 있어 7월 중순이나 말쯤 저렴한 가격에 시계를 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웃돈이 붙지 않는 데다 할인이라는 말에 혹한 A 씨는 시계 1개 값, 1300여만원을 이체했다. 지인을 믿고 선뜻 큰돈을 보냈다. 시계를 받기로 한 7월, B 씨는 대뜸 A 씨에게 연락해 돈을 돌려주겠다고 했다. 같은 매장에서 일하던 직원이 롤렉스 시계를 구한 뒤 되팔다가 걸렸다는 게 B 씨의 설명이었다. A 씨는 7월 14일 바로 돈을 환불받았다.
돈을 돌려받아 오히려 B 씨에 대한 신용이 쌓인 A 씨는 '정가 롤렉스'에 미련이 남아 9월에 다시 B씨에게 연락했다. 그러자 B 씨는 "11월쯤 시계가 들어온다"라고 하더니 예약을 요구했다. 이번에는 직원 할인가였다.
A 씨는 1200여만원을 이체했고 B 씨는 11월 14일을 시계 수령일로 지정했다고 한다. 며칠 뒤 A 씨는 "시계 몇 개가 더 들어온다. 추가 구매 의사가 있느냐"라고 묻는 B 씨의 연락을 받았다.
A 씨는 이왕 사는 김에 아내 몫까지 구입하기로 했다. 다만, 아내의 시계 값은 B 씨가 근무하는 매장에 직접 방문한 뒤 이체하기로 했다. A 씨는 11월 6일 매장을 방문했고, B 씨는 자기 매장을 직접 소개하면서 롤렉스 시계 구입 경로를 다시 한번 설명했다고 한다. A 씨의 요구에 B 씨는 '인수 확인증'도 써줬다.
A 씨는 아내 시계값, 1200여만원을 송금했다. 시계 2개 값으로 모두 2400여만원을 보낸 것이다. 그러나 B 씨는 시계 수령일을 11월 15일로 하루 늦추더니 당일 전화도, 문자메시지도 받지 않은 채 종적을 감췄다. A 씨가 B 씨가 근무하는 매장에 전화해 보니 '6일째 무단결근'이라고 했다. A 씨와 시계와 관련한 연락은 주고받으면서 매장에는 출근하지 않았던 것이다.
A 씨는 "큰돈을 보내고 한 달 넘게 애타게 기다렸는데 어떻게 잠적할 수가 있나"라며 허탈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어 "B 씨는 내 돈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돈도 챙겨 달아난 걸로 알고 있다"라며 "B 씨의 가족과는 연락이 닿았으나 여전히 B 씨는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B씨 휴대전화는 전원이 꺼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