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을 달고 사는 수능 수험생, 건강관리 이렇게 하자
입력 2023.11.22 07:01
수정 2023.11.22 07:01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났다. 수험생들은 이제 내가 받은 결과를 냉철하게 분석하고 전략적으로 정시 전형, 논술, 면접 등 남은 입학 일정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능을 마쳐도 건강 관리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
수능 수험생들은 오랫동안 긴장 상태에 처해 있기 마련이다. 사람은 긴장하게 되면 심장에 열이 쌓여 심박수가 증가하고 소화기능은 떨어진다. 방광이 수축되어 소변은 자주 마렵게 된다. 긴장이 장시간 이어질 경우 신체 밸런스를 무너뜨려 배탈, 설사, 소화불량 등을 일으킬 수 있다.
긴장이 장시간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럴 땐 혈자리 지압이 큰 도움이 된다. 소부혈은 주먹을 쥐었을 때 약지와 소지가 닿는 사이에 위치한 혈자리다. 스트레스로 인한 가슴 두근거림, 답답함, 잡생각으로 집중력을 잃었을 때 지압해주면 효과적인 자리다.
소지 쪽 손바닥과 손목의 경계 주름 위에 위치한 신문혈은 마음을 편안하게 안정시켜주고 집중력을 올려주는 자리다. 이곳을 지압해주면 불안감과 가슴 두근거림을 해소시켜준다.
장시간 공부하다보면 눈이 뻑뻑해지고 충혈될 때는 눈과 코 사이 움푹 들어간 정명혈을 지압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정명혈은 눈쪽으로 혈액 순환을 도와주는 자리다. 엄지로 턱을 받혀주고 검지로 눌러주면 눈을 맑게 해줄 수 있다.
뇌에 혈액순환을 도와주는 풍지혈은 뒤통수 뼈 아래 움푹한 곳에 자리하고 있다. 오랜 시간 고개를 숙이고 공부를 하다보면 눈이 뻑뻑하고 머리가 아픈 증상이 있는데, 이때 목과 어깨의 근육을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 머리 양옆에 손바닥을 대고 엄지로 뒷머리 두개골뼈 바로 아래쪽을 눌러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급할 때 혈자리 지압을 통해 효과를 볼 수 있지만 긴장을 과하게 하는 편이라면 중요한 시험에 앞서 한약을 미리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가장 대표적인 약으로 '우황청심원'을 들 수 있다. 30가지 약재를 환으로 뭉쳐서 만드는 우황청심원은 예로부터 중풍, 뇌, 심장 신경성 질환에 대한 기사회생의 신약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왔지만 약국에서 파는 액상형 약은 두근거림을 안정시키는 정도로 효능을 순화시킨 약이다. 우황청심원의 핵심은 '우황'과 '사향'이다. 우황은 소의 담석을 말린 약재로, 쓴맛이 심장의 열을 낮춰줘서 두근거림과 혈압을 확 낮춰줄 수 있다. 사향은 뇌까지 전신으로 기운을 순환시켜주는 역할로 뭉친 기운을 풀어줄 수 있다.
우황청심원은 열을 내리는 찬 약이 많이 들어가는 만큼 평소 추위를 잘 타고 소화력이 좋지 않으면서 아랫배가 찬 사람에게는 맞지 않는다. 이때는 '천왕보심단'이라는 약이 효과적이다. 천왕보심단은 생지황을 주 약재로 쓰고 인삼, 복령, 현삼, 단삼 등 십여 가지 이상의 약재가 함께 들어간다. 물을 통해 심장의 열을 꺼주고 혈액을 보충해줌으로 불안, 초조, 긴장, 두근거림, 불면, 신경쇠약 등의 해소에 효과적이다. 우황청심원에 비해 천왕보심단은 장기적인 치료에 적합하다.
최근에는 총명탕에 들어가는 약재를 첨가한 '총명공진단’이 수험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총명공진단은 기운을 올려주고 뇌로 가는 혈류 소통을 원활히 해줄 수 있다. 이를 통해 머리를 맑게 하며 강해진 체력을 통해 집중력을 오래 유지할 수 있게 한다.
다만 이러한 약들을 시험이 임박한 시기나 시험 당일 복용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혹시나 있을 수 있을 부작용을 미리 알아놓고 나에게 맞는 약을 사전에 파악해둔다면 시험을 위해 쏟은 노력을 망치는 일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글/ 이한별 한의사·고은경희한의원 대표원장(lhb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