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에 박쥐 출몰, 방충망에 붙어 있었다…"물리지 않으면 감염성은 매우 낮아"
입력 2023.11.17 08:45
수정 2023.11.17 10:36
15일 오전 9시쯤 서울 합정역 인근 아파트 15층서 방충망에 매달린 박쥐 발견
주민 "근처에 숲이나 동굴 없는데 박쥐 나타나 놀라…뜰채로 쳐서 날아가게 했다"
전문가 "아파트 방충망, 매달리기 편해서 박쥐가 임시 잠자리로 택할 수 있어"
"박쥐, 어디서나 살고 있어…어쩌다 사람과 스쳤다고 병 옮진 않아"
서울 마포구 합정역 인근 아파트에 박쥐가 출몰했다. 전문가는 "물리지 않는다면 감염성은 매우 낮다"며 "어쩌다 사람과 스쳤다고 병이 옮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접촉만 주의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9시쯤 서울 합정역 인근 아파트 15층에서 박쥐가 방충망에 매달려 있다 주민에게 발견됐다. 박쥐를 발견한 주민 조모 씨는 "아파트가 도심에 위치해 있고 근처에 숲이나 동굴도 없는데 박쥐가 나타나 놀랐다"며 "박쥐가 여러 바이러스를 옮기는 동물이라고 들어서 보자마자 뜰채로 쳐서 날아가게 했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박쥐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청 관계자는 "지금까지 마포구 내에서 박쥐가 출몰됐다는 신고가 들어온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고 전했다.
박쥐는 보통 10월부터 그다음 해 5월까지 동면기를 맞는데 올해도 겨울 잠을 자러 가는 도중에 아파트가 있어 잠시 휴식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는 설명했다.
집박쥐는 민가 지역에 사는 박쥐로, 주로 건물이나 콘크리트 틈에 살기 때문에 주거 지역에서 가끔 목격된다. 산림이나 동굴이 주 서식지인 안주애기박쥐 또한 11월 말에서 12월 초에는 민간에 의해 자주 발견되는 종 중 하나다.
마포구청 관계자는 "박쥐를 위해 동물이라고 말할 순 없을 것 같다"며 "만약 '박쥐를 발견했으니 구조해달라'고 신고하면 절차에 따라 구조는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쥐를 발견하면 손으로 만지는 등 직접 대처하기보다는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에 신고하는 것이 좋다. 야생동물의 특성상 병이 옮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서식지가 없어 박쥐가 민간에 출몰한다는 일부 인식은 확대 해석"이라며 "서울 상공이든 시골이든 박쥐는 어디서나 살고 있다. 물리지 않는다면 감염성은 매우 낮고, 어쩌다 사람과 스쳤다고 병이 옮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접촉만 주의하면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