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풍’ 부른 장제원 대대적 세 과시 미스터리
입력 2023.11.16 00:00
수정 2023.11.16 09:22
갈등 키운 장제원…'극적 효과' 노림수?
尹 향해 '반기' 들었다는 반대 해석도
인요한 "거침없이 하라는 尹 시그널 받아"
대통령실 침묵했지만…'윤심' 실렸단 해석
친윤 핵심으로 꼽히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대대적인 세 과시를 두고 당내 뒷말이 적지 않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친윤 불출마' 권고를 대놓고 거부하는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당내 갈등이 표면화됐을 뿐만 아니라 안팎에서 '윤핵관 해체론' 등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며 역효과만 불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국민의힘 내에서는 장 의원의 행보를 두고 의아하다는 평가가 많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지역에서 큰 행사를 할 수는 있는데, 굳이 수천 명의 지지자 속 자신의 사진을 SNS에 올리고 숫자까지 구체적으로 홍보한 것은 얘기가 다르다"며 "정무감각이 탁월한 장 의원이 왜 매를 버는 행동을 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실제 황보승희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다른 사람들의 정치인생은 조리돌림 하며 흔들어대고 당에서 찍어내리더니 당이 죽든 말든 총선에 지든 말든 내 지역구는 소중하니 포기 못 한다는 모 인사가 참으로 가증스럽다"며 "알량한 정치 혼자만 살아남아 대대손손 계속하시라"고 장 의원을 원색적으로 비난했었다.
장 의원의 이해되지 않는 행동에 일각에서는 '극적 효과'를 노린 고도의 전략적 판단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혁신위와 대립하는 모습을 통해 여론의 관심을 끌어들인 뒤, 마지막에 불출마 권고를 받아들인다면 국민의힘이 변하고 있다는 모습을 국민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장 의원이 내년 총선에 불출마한 뒤 차기 부산시장을 노릴 수 있다는 관측은 전부터 수차례 나온 바 있다.
윤희숙 국민의힘 전 의원은 이날 채널A '라디오쇼'에서 "갑자기 지지자들 앞에서 핍박받는 지사의 이미지를 냈다"며 "버티면서 어려운 선택이라는 느낌을 주다가 극적으로 '내가 공신으로서 이 정권을 위한다' 이렇게 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안철수 의원도 전날 취재진과 만나 "예산안 심의가 끝나면 당 전체를 생각해 고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대로 장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반기'를 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극적 효과를 노린 정치적 액션이라고 보기에는 그 정도를 넘어섰다는 판단에서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교회 간증을 통해 '권력자 눈치 안 본다' '서울 안 간다' 단언하고 그걸 또 직접 영상을 공개하지 않았느냐"면서 "단순한 정치적 액션 수준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한편 장 의원과 대립각을 형성 중인 인 위원장은 자신의 행보가 대통령실과 교감 속에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밝혔다.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에 출연한 인 위원장은 "(윤 대통령 측에서) 지금 하고 있는 것을 그냥 소신껏 맡아서 임무를 끝까지, 우리당과 우리가 필요한 것을 그냥 거침없이 하라는 신호가 왔다"고 전했다.
대통령실은 인 위원장의 발언에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하지만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역설적으로 '윤심'이 실린 게 맞다는 반응이 나온다. 지난 국민의힘 전당대회로 시계를 되돌려보면, 대통령실은 자신에게 유리할 목적으로 소위 '윤심'을 활용하던 후보들에게 곧바로 반박 입장을 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