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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희토류 73종 수출보고 의무화 …美·中 정상회담 기선잡기?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입력 2023.11.08 17:34
수정 2023.11.08 17:38

주변국과 갈등 있을 때마다 희토류 수출 통제…中 "희토류, 전략적 광물"

2010년 10월 중국 장시성 간현에서 중국 인부들이 희토류를 채굴하고 있다. ⓒAP/뉴시스

갈륨·흑연 등 '광물자원 무기화'에 열을 올리고 있는 중국 정부가 희토류 수출보고를 의무화했다. 이달 중순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유리한 입장을 선점하기 위한 조치라는 관측이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7일 수출업자들이 희토류 금속 73종을 수출할 때 상무부에 반드시 보고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통지를 공고했다. 이는 지난 7월 갈륨·게르마늄, 지난달 흑연 수출통제에 이은 수출보고 의무화 조치다.


중국 상무부는 ‘벌크 제품 수출입 보고 통계조사 제도에 관한 통지'를 통해 “원유, 철광석, 구리 원석, 탄산칼륨 비료, 동정광 등 수입 면허가 필요한 자원 광물의 실시간 수출 정보를 상무부에 제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시간 수출 정보에는 원산지, 계약 체결일, 수량, 선적 데이터 및 도착 시간 등이 포함된다. 이날 발표된 규정은 지난달 31일부터 시행돼 앞으로 2년 간 지속한다.


중국은 1990년대부터 전 세계 희토류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했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 희토류 채굴의 60%가 중국에 의해 이루어지고, 유통되는 희토류의 87%가량이 중국에서 가공된다. 최근 재생 에너지와 전기 자동차 관련 산업이 각광 받으며 희토류는 필수 광물로 자리 잡았다.


이에 따라 중국은 종종 희토류를 국제 정치의 도구로 이용해왔다. 지난 3일 리창 총리는 상무회의에서 “희토류는 전략적 광산 자원”이라며 “차세대의 친환경, 고효율 채굴·제련 기술을 연구 개발해 희토류 산업의 첨단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2010년 일본과 센가쿠열도를 두고 영토 분쟁을 벌이며 희토류의 대일 수출을 금지 시킨 바 있고, 2020년에는 미국이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제재하자 즉시 ‘희토류 수출통제법’을 만들어 미국을 압박했다. 지난달 20일엔 미국이 대중국 ‘인공지능(AI)칩’ 수출을 통제하고,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 관세 방안을 검토하자 2차 전지의 핵심 원료인 흑연을 수출 규제 품목으로 지정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상무부의 발표를 두고 “중국이 다음 수출 통제 대상이 희토류일 것이라는 가능성을 내비쳤다”며 “오는 11~17일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예정된 가운데, 중국이 유리한 입장을 선점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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