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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생 여성, 전청조에 남현희는 왜 속았을까 [뉴스속인물]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3.10.29 05:01 수정 2023.10.29 05:01

전청조, 1996년 인천 강화도서 출생…남원 한국경마축산고 재학 중 자퇴

2018년부터 본격적인 사기 행각…동일 수법으로 피해자 속여 3억여원 편취

사기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 3개월 선고 받아…과거 두 차례 결혼한 이력도

'거짓 재벌 3세·사기 전과' 알려지자 남현희와 결별…스토킹·주거침입 고소당해

전청조 씨.ⓒJTBC

펜싱 국가대표 출신 남현희(42) 씨가 15세 연하 전청조(27) 씨와 재혼을 발표한 지 사흘 만에 파경을 맞았다. 전 씨는 언론인터뷰를 통해 자신을 미국 출신의 재벌 3세라고 주장했지만, 이후 그의 갖가지 사기행각 등이 폭로되면서 연일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 신원조회 결과 및 판결문에 따르면, 전 씨는 1996년생 여성이다. 남 씨는 지난 26일 공개된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전청조가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과거에는 여자, 지금은 남자"라면서 전 씨가 두 개의 주민등록증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 신원 조사에서 전 씨는 여성으로 확인됐다.


또한 미국에서 나고 자랐다는 주장과 달리 전 씨는 인천 강화도에서 태어났으며 전북 남원에 있는 한국경마축산고등학교를 다녔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그는 지난 2013년 재학 당시 한국직업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고교 졸업은 하지 못하고 1학년 때 자퇴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 씨의 본격적인 사기 행각은 2018년부터 시작됐다. 1·2심 판결문에 따르면 전 씨는 사기 행각으로 10명의 피해자로부터 수백차례에 걸쳐 3억여원을 편취했다. 그는 남자 행세를 하거나 재벌그룹의 혼외자라고 피해자들을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인스타그램 메신저로 1인 2역을 하며 외국 취업 프로그램을 소개해주는 척 취업빙자 사기를 저지른 전력도 파악됐다. 그러나 전 씨는 빌린 돈을 갚을 능력이 없었고 여행 경비나 유흥비·생활비 등에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전 씨는 피해자들로부터 가로챈 돈을 대부분 갚지 못했다.


남현희 씨와 전청조 씨.ⓒ인스타그램

별건의 사기 혐의로 기소된 전 씨는 2020년 5월과 10월에 각각 징역 2년과 8개월을 선고받았고, 같은 해 12월 열린 항소심 재판부에서 징역 2년 3개월을 선고받았다.


전 씨는 과거 두 차례 결혼한 이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 출신 유튜버 이진호에 따르면 전 씨는 2017년 제주도에서 동성과 결혼식을 올렸고, 2020년 7월 기소돼 여자교도소에서 복역하던 중 펜팔을 통해 복역 중인 남성과 결혼을 하기도 했다. 이 중 한 차례만 혼인신고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 씨는 출소한 뒤에도 사기행각을 이어갔다. 올해 초 출소한 그는 지난 7월 15일 롯데 시그니엘에서 특별 유료 강연을 열었다. 이 강연에서 전 씨는 자신을 재벌 3세로 소개하며 "태어나자마자 경호원이 있었고 태어나자마자 다이아몬드 수저였고 또 태어나자마자 남들과 다른 삶을 살았다"고 주장했다.


전 씨는 또 대기업을 상대로 컨설팅을 주로 한다고 주장하며 1시간당 3억원의 비용을 받는다고 했다.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 회장에게 일을 해결 해주고 지분을 받아 엔비디아 대주주가 됐다는 허무맹랑한 주장도 펼쳤다.


ⓒJTBC

전 씨는 이 강의를 들은 사람들에게 1대1 컨설팅을 무료로 해준다며 개인 전화번호를 알려주고 좋은 사업아이템이 있다며 투자를 권했다고 한다. 피해자들은 경호원을 대동한 전 씨의 멀끔한 행색과 화려한 언변에 속을 수밖에 없었다고 입을 모은다. 전 씨는 피해자들에게 51조 잔고가 든 통장을 보여주는가 하면 경호원까지 대동해서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수법은 남 씨에게도 사용됐다. 전 씨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펜싱 대결을 할 계획이라며 남 씨의 팬싱아카데미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가짜 임신테스트기를 이용해 남 씨가 임신한 것처럼 속였다. 전 씨는 "내가 파라다이스호텔을 물려받을 건데 그럼 내 자식한테 물려주고 싶다"라는 취지로 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언론을 통해 전 씨의 과거가 속속 드러났고, 남 씨는 결별을 택했다. 이 과정에서 전 씨는 남 씨에게 스토킹 처벌법 위반과 주거 침입 혐의로 고소당하기도 했다. 그는 이별을 통보받자 남 씨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하고 남 씨가 머무는 어머니 집에 찾아가 문을 열어달라고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전 씨를 불구속 상태로 조사할 방침이다.


남 씨는 27일 언론인터뷰를 통해 "어떻게 한 사람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가지고 놀 수 있는지, 일어난 일들이 이게 현실이 맞나 싶기도 하다"며 괴로운 심경을 전했다. 그러면서 "제가 무슨 악몽을 꾸고 있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고 악마 같은 짓을 어떻게 그렇게 뻔뻔하게 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생각도 자꾸 든다"며 "(전 씨가) 벌 받았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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