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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파고 넘을 수 있을까…이종석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뉴스속인물]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3.10.22 06:05
수정 2023.10.22 06:33

이종석 후보자, 내년 10월 임기 마친 뒤 재판관직 연임…소장 임기도 총 6년 11개월 연장 관측

헌법재판관 연임 허용되는 이상 소장 연임도 가능…지금까지 헌재소장 연임 사례는 없어

이균용 전 대법원장 후보자 낙마 이후 대법원장 후보로도 거론…원칙 충실 '도덕 교사'로 불려

민주당 "尹 대통령과 개인적인 인연에 더해 이상민 탄핵소추 사건 기각 결정에 대한 보은 인사"

이종석 헌법재판관이 지난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서울 법대 동기이자 보수 성향의 이종석 헌법재판관(62)이 신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로 지명됐다. 다음 달 10일 임기가 끝나는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후임이다. 국회 과반 의석을 점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파고를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윤 대통령과의 친분, 보수적 판결 등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는 2018년 10월 18일 헌법재판관 임기를 시작해 내년 10월 17일 종료된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이 후보자가 내년 10월 임기를 마친 뒤 재판관직을 연임함으로써 소장 임기도 총 6년 11개월로 연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헌법재판소장의 연임에 대한 규정은 별도로 없지만 헌법재판관의 연임이 허용되는 이상 소장의 연임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까지 헌법재판소장이 연임한 사례는 없다.


1961년생인 이 후보자는 경북 칠곡에서 태어나 경북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25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법조계에 입문했다. 1989년 법관으로 임용된 뒤 인천지방법원 판사, 대전고등법원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파산수석부장판사,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 등 엘리트 코스를 거쳤다.


이후 이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10월 국회 추천 대상(재판관 9인 중 3인) 중에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몫으로 헌법재판관이 됐다. 당시 국회 표결에서 총투표수 238표 가운데 201표의 찬성을 얻었고, "다양한 이해관계를 적절히 대변하고 사회 통합에 기여할 능력과 자질을 겸비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 후보자는 김명수 전 대법원장 후임으로 하마평에 오르기도 했다. 이균용 전 대법원장 후보자 낙마 이후 차기 대법원장 후보로도 거론됐으며 대한변호사협회가 추천한 5명의 후보에 들었다.


이종석 헌법재판관. ⓒ뉴시스

30년간 법관으로 재직한 그는 대표적인 보수 성향 재판관으로 알려졌다. 또한 법원 내에서 '도덕 교사' 등으로 불릴 만큼 원칙에 충실하다는 평을 받는다. 특히, 원칙에 충실한 만큼 사회적 이목을 끈 재판 판결도 다수 맡았다. 이 후보자는 지난 2014년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서 일하다 숨진 근로자와 유가족 5명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 소송에서 산업재해라는 점을 인정해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하기도 했다. 이 판결은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세척·감광 공정 근무자들의 백혈병 발병과 근무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한 것이다.


또한 2019년 4월 헌재가 낙태 처벌 조항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을 때 낙태죄 조항이 합헌이라는 의견을 냈다. 그는 당시 "태아 역시 헌법상 생명권의 주체로 국가가 보호해야 할 대상"이라는 취지로 합헌 소수의견을 내 주목을 받았다.


2021년 1월에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설치가 헌법에 위반된다는 소수 의견을 밝혔고, 임성근 전 부장판사 탄핵심판 청구가 부적법하다는 각하 의견을 낸 바 있다. 아울러 올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심판에서는 주심을 맡아 이태원 참사의 사전 예방조치 및 사후 재난대응, 사후 발언 모두에 대해 '헌법과 법률 위반으로 볼 수 없고 탄핵 사유로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다수 의견을 냈다.


무엇보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인연이 주목받고 있다. 이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로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그는 2021년 6월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청구한 검사징계법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서는 윤 대통령과 대학 동기라는 이유로 사건을 회피한 바 있다. 해당 사건은 7:1의견으로 각하됐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 후보자 지명을 놓고 "공사 구분이 되지 않는가"라며 "윤 대통령 사전에 '반성'이라는 단어는 없는가"라고 지적했다. 앞서 35년 만에 낙마한 이균용 전 대법원장 후보자 역시 윤 대통령과 친구 사이였던 점을 꼬집은 것이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잔여 임기가 1년밖에 남지 않은 재판관을 헌재소장으로 낙점한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개인적 인연에 더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 사건의 주심을 맡아 기각을 결정한 것에 대한 보은"이라고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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