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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계, 4분기 공공요금 인상 ‘촉각’…가격 또 끌어올릴까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3.10.18 06:46
수정 2023.10.18 06:46

정부, 이달 내 전기요금 인상 결정

자영업자 부담, 주·부재료 가격도↑

서울의 한 오피스텔 건물의 전기계량기 모습.ⓒ뉴시스

하반기 외식 물가 부담이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국제유가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국내 전기요금 인상을 압박하고 있어서다. 전기요금 인상은 그 자체로도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지만 기업이나 자영업자가 판매하는 물건이나 서비스 가격을 높이는 빌미가 될 수 있다.


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에너지기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중 4분기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국전력은 지난달 18일 정부에 4분기 전기료 인상의 필요성을 담은 연료비 조정 단가 산정 내역을 제출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 에너지 가격은 급증했지만 국내 전기요금은 이를 반영하지 못했다. 원가 대비 판매가격이 낮은 역마진 구조로 전기를 판매하다보니 한전의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한전의 누적 적자는 올해 연말 기준으로 47조원이 넘는다.


한전은 전력 생태계 붕괴를 막고 누적 적자 해소를 위해 올 4분기 전기요금을 적어도 킬로와트시(㎾h)당 25.9원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4인 가구 평균 전력사용량(304㎾h)을 기준으로 했을 때 월 8000원 가량이 오르는 셈이다.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뉴시스

당장 외식업계는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10월부터 안정될 것이라고 했던 물가가 다시 들썩이고 있어서다. 일부 기업들이 주요 제품 출고가를 인상한 데다, 거의 모든 음식에 쓰이는 설탕과 소금 가격이 눈에 띄게 오르면서 자영업자들이 타격을 입었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설탕 값은 거의 모든 음식에 쓰이는 주·부재료로 가격이 오르면 국내 주요 식품업체부터 자영업자들까지 타격을 받는다”며 “설탕뿐 아니라 코코아·올리브 등 작물도 기후변화 영향으로 가격이 지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자영업자들의 부담은 배가 되고 있다. 설탕과 함께 빵의 주재료로 쓰이는 우유 가격도 이번 달부터 3~6% 올랐다. 여기에 과일·채소·해산물 등의 물가를 나타내는 신선식품지수 역시 전년 동월 대비 6.4% 상승했다.


이달 맥주 등 주류 가격 인상 역시 자영업자들에게는 날벼락 같은 소식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통상 주류 출고가 인상 시 판매가를 1000원씩 올리지만 이미 ‘소맥(소주+맥주) 1만원’을 넘겨 가격 인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하반기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과 이·팔 전쟁 장기화 가능성 등이 추가적인 물가 상방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개인 서비스 물가가 상승하면서 발목을 잡을 수 있고, 전기 요금 인상 폭이 크면 물가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외식업계서는 하반기 가격인상 여부를 두고 고심하는 눈치다. 국제 정세 불안과 이상 기후 등으로 식재료 가격,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자영업자들의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어서다. 소비자 지갑이 닫힐까 하는 우려에 가격 인상도 쉽지 않아 시름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이에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인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는 가격 인상과 관련해 연일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최종 판매자만 죽어난다”, “물가가 다 올라 버틸수가 없다”, “가격을 올리면 손님들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어 매출이 떨어진다” 등의 내용이 잇따르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하반기 외식업계에서 메뉴 가격을 올리면 소비자 부담이 크고, 감내하자니 자영업자 부담이 클거 같다”면서도 “외식물가를 올리면 외식 횟수가 확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고급레스토랑 등 지금은 상징적 의미가 큰 곳에서 최대한 가격 인상을 자제해 소비심리가 얼어붙는 것을 막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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