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서울보증보험, 오버행 우려 넘어설까...IPO 완주에 이목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3.10.12 17:47 수정 2023.10.12 17:51

배당 매력 뒤 구주매출·잠재적 대량 매도물량 우려도

“기존보다 희망밴드 하단 낮춰...범위 내 상장 진행”

유광열 서울보증보험 대표이사가 1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상장 후 성장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데일리안 백서원기자

기업가치가 최대 3조원에 달하는 공기업 서울보증보험의 공모 일정이 본격화되면서 기업공개(IPO) 흥행과 완주 여부를 둘러싼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배당 매력은 높지만 구주매출과 잠재적 매도 물량(오버행) 이슈, 고평가 논란 등이 공모가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보증보험이 주당 희망 공모가 범위로 3만9500~5만1800원을 책정한 가운데 공동 대표 주관사인 미래에셋·삼성증권과 함께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희망 공모가에 따른 공모 금액은 2758억~3617원, 예상 시가총액은 2조7579억~3조6167억원이다. 이는 올해 최대 규모로 최근 상장한 두산로보틱스(1조6853억원)를 두 배 가까이 웃도는 수준이다.


국내 유일 전업 보증보험사인 서울보증보험은 ‘빅 딜’이라는 존재감과 탄탄한 실적, 높은 배당성향을 내세워 투자자들을 유치하고 있다. 서울보증보험은 작년 결산 기준 업계 최고 수준인 50.2%의 배당성향으로 12년 연속 배당을 시행했다.


다만 일각에선 다른 부담 요인들로 인해 흥행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서울보증보험의 공모가 산정에는 주가순자산비율(PBR) 방식이 적용됐다. 비교기업으로는 국내 대형 손해보험사 2개사(삼성화재해상보험·DB손해보험)와 해외 전업 보증보험사 코페이스(Coface), 트래블러스(Travelers)를 선정했다.


이 중 트래블러스의 PBR이 1.68배로 다른 비교기업들의 PBR(삼성화재해상보험 0.67배· DB손해보험 0.48배·코파스 0.97배) 대비 높다는 점에서 기업가치가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레블러스는 손해보험 사업까지 영위하는 회사라는 점도 언급이 됐다.


서울 종로구 서울보증보험 본사 전경. ⓒ서울보증보험

공기업인 서울보증보험의 상장 목적이 흥행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서울보증보험은 예금보험공사의 자회사로 2010년 지역난방공사 이후 13년 만에 공기업 상장에 도전한다. 이번 상장에서 공모 주식 698만2160주 전량을 구주 매출로 진행하는 이유도 상장 목적이 공적 자금 회수에 있어서다. 최대주주(93.85%)인 예보는 서울보증보험에 투입한 10조2500억원의 공적자금 중 5조9017억원을 회수하지 못한 상태다.


이 과정에서 잠재적 매도 물량(오버행) 부담도 투자 매력을 반감시킬 수 있다.


서울보증보험의 상장일 유통 물량 비중은 14.07%로 낮은 편이지만 상장 규정에 따라 매각 제한이 걸린 예보의 보유 물량(지분율 83.85%)이 6개월 뒤 모두 풀린다. 예보는 보유 지분 중 약 10%를 IPO를 통해 매각하고 향후 2~3년에 거쳐 경영권을 제외한 지분 33.85%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입찰 등의 방식으로 처분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러한 시장의 우려에 대해 “예보의 지분 매각 수량이나 횟수에 대해선 정해진 바가 없지만 약속할 수 있는 것은 시장과 소통하면서 충격이 가지 않게 조절하겠다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IPO 완주 여부에 대해선 “공모가가 밴드 하단 미만으로 정해질 경우 앞서 투입된 공적자금이 국민 혈세인 만큼 헐값 매각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를 고려해 기존에 정했던 밴드의 하단을 낮춰 범위를 넓게 정했고 밴드 안에 시장 가격이 형성되면 상장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보증보험은 13일부터 19일까지 5일간 국내외 기관을 대상으로 수요 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한 뒤 25일과 26일 양일간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을 실시한 예정이다. 이어 내달 3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배당과 장기 투자를 중요하게 보는 해외 기관들의 호응에 비해 국내 기관들의 반응이 약해 이들을 설득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