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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저래?" 악수 거부는 기본, 더 멀어지는 북한 [항저우 AG] [기자수첩-스포츠]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3.10.07 07:01 수정 2023.10.07 09:14

아시안게임서 북한 선수단 비매너에 한국 MZ 세대들 ‘절레절레’

북한을 협력 아닌 경계 대상으로 여겨..일부는 혐오하는 반응도

화합의 장 되어야 할 무대에서 더 멀어지고 있는 남북 거리만 확인

지난달 28일 중국 항저우 궁수 커낼 스포츠파크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혼성 복식 16강전 대한민국과 북한과의 경기에 앞서 북한 김금용이 장우진의 악수를 피하고 있다. ⓒ 뉴시스

“북한(선수들), 왜 저래?”


한국의 MZ 세대들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북한 선수들을 지켜보면서 보인 반응이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5년 만에 국제 종합 스포츠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북한은 여전히 단절과 고립의 대상으로 비쳤다. 선의의 스포츠 경쟁 속에 펼쳐지는 국제적인 평화와 화합의 무대에서 북한 선수들은 냉랭했다.


유도 남자 73㎏급 16강전에서는 한국 강헌철(27·용인시청)과 북한 김철광(27)의 남북 대결이 성사됐다. 팽팽한 양상을 띠던 경기는 김철광의 빗당겨치기 한판으로 끝났다. 강헌철은 패배의 아픔을 삼키고 김철광에게 손을 내밀며 다가갔지만, 김철광은 악수를 거부한 채 그대로 코트 밖으로 나갔다. 예의를 중요시하는 유도에서 패자의 악수를 거부한 것은 좀처럼 볼 수 없는 장면이다.


더 안타까운 점은 김철광이 2018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들과 단일팀을 구성해 출전했던 친분이 있는 선수라는 점이다


감동으로 물들어야 할 시상식(사격)에서도 보기 좋지 않은 모습이 있었다. 침통한 표정으로 메달을 받은 북한 선수들은 태극기가 올라가면서 애국가가 울려 퍼질 때도 시선은 국기를 향하지 않고 다른 곳을 응시했다. 어떤 시상식에서도 보기 어려운 비매너다.


시상대 기념촬영 때도 좋지 않은 태도는 계속됐다. 대개 국제대회서는 메달 리스트들이 시상대 꼭대기에 나란히 서 어깨를 맞대고 서로를 격려하며 단체 촬영을 한다. 이날도 동메달을 획득한 인도네시아 선수들은 한국 선수들 제안에 따라 단체 촬영을 위해 시상대 위로 올라왔지만, 북한 선수들은 얼굴조차 쳐다보지 않고 외면했다.


남자 축구에서는 심판과 상대팀 스태프에 위협적인 행동을 가했다. 8강 일본전에서 심판의 페널티킥 판정에 불만을 토로한 북한 선수들은 심판을 몸으로 밀면서 거친 말과 함께 위협적인 언행을 했다. 지켜보던 북한 코치들이 선수들을 말릴 정도였다. 앞서 한 선수는 경기가 중단된 사이 그라운드에 들어온 일본 의료진을 팔로 위협하는 자세로 경고를 받기도 했다. 일본축구협회는 북한 선수들이 보여준 행동이 '반 스포츠적'이었다고 지적하며 FIFA(국제축구연맹)에 해당 영상과 서한을 보냈다.


경기결과 후 기분에 따라 기자회견에 불참하기도 했던 북한은 참석한 기자회견에서도 불편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여자농구 남북대결을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 선수단 관계자는 기자의 ‘북한’ 호칭에 “우리는 노스 코리아(North Korea)가 아니다. 우리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이다. 아시안게임에서는 모든 국가명을 정확하게 불러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조선중앙TV

정작 북한 조선중앙TV는 며칠 뒤 여자축구 8강 한국-북한전에서 나온 북한의 골 장면을 보도하면서 화면 자막에 한국을 ‘괴뢰’라고 표기했다.


역도에서 북한 코치가 한국 선수의 메달을 응원하는 메시지도 있었고, 탁구에서는 밝은 에너지를 뿜는 신유빈에 이끌려 시상대에서 경직된 상태로 단체 촬영을 했지만, 전반적으로 북한이 한국 선수단을 대하는 태도나 경기장에서 보여준 비매너는 빈축을 사기에 충분했다. 외신들도 “한국 선수들에 대한 모욕이다”, “국제 사회와 단절되어 있다는 사실이 확연히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단일팀을 구성했던 지난 정부와 달리 현 정부의 강도 높은 대북 정책에 대한 반발의 성격도 있겠지만, 평화와 화합을 추구하는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이런 저급한 행동과 입장을 고수한다면 북한의 이미지만 더 깎아 먹게 된다.


북한을 같은 민족으로 여기지 않는 MZ 세대들이 많다. 통일의 필요성을 놓고 중장년층과 MZ 세대의 인식 차이가 크다는 것은 각종 여론조사 결과 발표에서도 나타났다. MA 세대들에게 북한은 ‘우리와 별로 상관없는 대상’을 넘어 ‘경계 대상’으로 여긴다. 일부는 혐오의 대상으로도 여기고 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드러난 북한의 추태 탓에 한국 MZ 세대들에게 북한의 이미지는 더 악화됐다.


조금은 더 가까워지고 화합의 장이 되어야 할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남북이 더 멀어지고 있다는 점만 확인한 것 같아 씁쓸하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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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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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곰에게댓가를 2023.10.07  02:29
    북괴뢰가 되레 대한민국 보고 괴뢰라네.ㅎㅎㅎ 기가 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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