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한 번 안 보려고 하자…법원, '신림동 성폭행살인' 최윤종 국선변호사 직권 교체

1차 공판 전 최윤종 접견 및 증거 열람 안 해 재판부 지적받기도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살인 사건' 피의자 최윤종 이 지난 8월 25일 오전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연합뉴스

법원이 신림동 성폭행 살인사건 피의자 최윤종(30)의 국선변호인을 직권으로 교체했다.

4일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정진아)는 지난달 27일 이모 변호사를 국선 변호인으로 선정한 결정을 취소하고, 다른 변호사를 국선 변호인으로 선정했다.

형사소송규칙에 따라 판사는 피고인과 변호인의 요청이 없더라도, 국선변호인이 직무를 성실하게 수행하지 않은 경우 선정을 취소할 수 있다. 다만 실제 재판에서 재판부의 직권 취소는 매우 이례적이다.

구속영장 심사 단계부터 사건을 맡은 이 변호사는 최윤종이 기소된 이후부터 지난달 25일 1차 공판이 열리기 전까지 한 차례도 접견하지 않았다. 또한 증거목록도 열람복사 하지 않았다.

이에 재판부는 1차 공판에서 "보통 첫 재판 전에 피고인을 접견하고, 증거도 열람복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적어도 첫 재판 전에 사건의 법률적·사실적 쟁점이 무엇인지 접견을 통해 변호인이 알아야 한다"며 "증거도 따로 열람 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 적절한 변론이 아니라고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최윤종은 지난 8월 17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관악산생태공원과 연결된 목골산 등산로에서 A 씨를 성폭행하며 손에 너클을 낀 채 무차별로 때리고 목 졸라 살해한 혐의(성폭력처벌법상 강간등 살인)로 재판에 넘겨졌다. 너클은 손가락에 끼우는 형태의 금속 재질로 된 흉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