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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 일꾼' 진교훈을 만드는 사람들…보궐선거 '숨은 일꾼' 누가 있나

김은지 기자 (kimeunji@dailian.co.kr)
입력 2023.10.05 05:00 수정 2023.10.05 06:42

'전략공천' 감내하고 "똘똘 뭉쳐 승리하자"

13인 공동선대위원장에 이름 올리고 역할

장상기 상황실장·김용연 전략기획실장

정춘생 예비후보는 캠프 수석대변인에

10·1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는 당 지도부의 명운을 결정하는 성격을 넘어 '내년 총선의 전초전'으로 불린다. 더불어민주당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당력을 쏟아붓고 있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4일 민주당에 따르면 진교훈 캠프는 이번 보궐선거를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심판론'으로 규정하는 동시에 '안전·안심·민생구청장'이란 '일꾼론'을 펴며 진 후보가 강서구청장의 적임자임을 호소하고 있다. 진 후보의 어깨에 놓인 짐은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민생을 회복해야 한다는 소명감'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진 후보가 가진 아킬레스건은 여당에서 "이재명 대표의 낙하산 공천"이라는 공세를 펴고 있는 것으로, 이를 극복하는 것 역시 진 후보의 앞에 놓인 과제다. 이 과정에서 공천 배제된 이들이 "이번 선거를 모두의 승리로 만들겠다"며 원팀을 선언하고 나선 것은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당을 향한 서운함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당의 일원으로서 '선당후사' 정신을 피력하며 다시금 신발 끈을 묶어 매는 모습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당시 경만선, 김용연, 박상구, 이창섭, 장상섭, 한명희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출마예정자들이 지난 8월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 사면 추진 관련 출마예정자 6인 합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단 일주일도 남지 않음에 따라 진교훈 캠프의 움직임은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민주당은 총괄공동선대위원장에 홍익표 원내대표와 정청래 최고위원을 임명하며 선거조직을 확대 개편했다.


이미 강서구를 기반으로 하는 현역인 강선우·진성준·한정애 의원은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된 총괄공동선대위원장과 상임공동선대위원장들만이 '일꾼 진교훈'을 만든 주역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진 후보는 도덕성과 확장성에서의 강점을 이유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로 전략공천됐지만, 당초 13명의 예비후보 신청자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인물이다. 진 후보는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가 원점에서 공천 과정을 새로 시작하는 과정에서 경쟁에 합류했고 전략공천을 받게 됐다.


이 과정에서 공천 배제된 예비후보 검증 신청자만 △경만선 전 서울시의원 △권오중 전 세종특별자치시 경제부시장 △김용연 전 서울시의원(전략기획실장) △김양정 전 고용노동부장관 정책보좌관 △나채용 전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 △ 문흥선 전 강서구 부구청장 △박상구 전 서울시의원 △이현주 강서미래포럼 대표 △이창섭 전 서울시의원 △윤유선 전 강서구의원 △장상기 전 서울시의원(상황실장) △정춘생 전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수석대변인) △한명희 전 서울시의원(가나다 순) 등 13명에 달한다.


진 후보는 지난달 25일 진행된 본지 인터뷰에서도 '내부경쟁이 치열했고 결과적으로 전략공천을 받았는데 후유증은 없었는가. 극복을 했다면 어떻게 극복을 했는가'란 질문에 "경쟁했던 모든 후보들께는 여전히 죄송함과 위로의 마음을 갖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강서구의 민주당원들은 똘똘 뭉쳐 이번 선거의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민주당과 캠프에 따르면 진 후보와 경쟁했던 13인의 후보들 모두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선대위에 동참하고 있다. 장상기 예비후보는 상황실장, 김용연 예비후보는 전략기획실장, 민주당 중앙당 공보국장을 지냈던 정춘생 예비후보는 '전공'을 살려 수석대변인으로 활동 중이다.


민주당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쳤던 김용연 전 서울시의원은 지난달 14일 페이스북에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주역이 되고자 뛰었다. 이제 조연으로 뛴다"라며 "선당후사의 진면목"이라는 문구를 남겼다.


장상기 상황실장은 캠프의 면면과 선거의 진행 상황을 계속해 점검하고, 몰려든 인사들을 맞이하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정춘생 수석대변인도 이날에만 김태우 후보의 이른바 '철새 거주'에 대한 고공 여론전을 펼치는 데 여념이 없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이번 보궐선거의 원인을 제공한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비판과 함께 정부심판론에도 힘을 싣고 있다.


장 실장은 당에서 상황실장을 맡아달라는 요청이 왔을 때를 회상하며 "고민이 많았다. 내려놓기가 굉장히 힘이 들었다"라는 감정을 토로하면서도 "내가 나서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 됐다. 예를 들어 여러 명의 후보들이 내게 맡겼던 상황들도 있고 '뜻대로 따르겠다'(라고 했다.) 선대위원장이라도 다 맡아서 해주겠다는 말씀도 하시고, 내가 더 큰 부담을 안았다. 평생을 민주당을 해왔던, 지켜왔던 분들이 다 그렇게 했다. 이런 과정이 사실 더 힘들었다"라고 했다.


그는 지난달 7일 페이스북에도 "나의 지난 정치여정은 오직 강서구와 민주당에 대한 사랑 그 자체였다"라며 비슷한 심경을 남긴 바 있다. 장 실장은 "생활정치로 시작해 구의원 3선, 서울시의원까지 내가 슬로건으로 내세웠던 '강서에 미치다' 그대로"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보궐선거는 중단된 강서구정을 정상화하는 시발점이자, 대법원 판결 3개월 만에 사면과 출마 선언으로 강서구민을 우롱하고 구민혈세 39억8000만원을 낭비한 책임을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라며 "우리 모두의 승리를 위해 앞장서 뛰겠다.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피력했다.


정 수석대변인도 "당원의 입장으로 그리고 당직자 출신으로서 선당후사를 훈련받아온 사람 입장에서 수용을 했다. 추스르는 것이 힘들긴 했다. 하지만 진 후보가 역량도 뛰어나지만 인품도 굉장히 좋으셨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보궐선거의 의미에 대해선 "지금 하나밖에 없는 선거이고,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 선거이다. 보궐선거의 유발자를 다시 공천하는 것 자체가 국민과 강서구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춘생 당시 더불어민주당 강서구청장 출마예정자가 지난 8월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 사면 추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은 박성준 의원. ⓒ뉴시스

지난달 6일 정 수석대변인은 '뼛속까지 민주당인 정춘생 예비후보자의 입장'이란 글을 통해 "민주당은 평생을 당을 위해 헌신해 온 내게 경선의 기회도 주지 않고, 영입 인사를 전략공천했다. 전략공천은 재심청구도 할 수 없었다"라는 심경을 전한 바 있다.


정 수석대변인은 "1998년 당직자 공채로 들어와 정책위 전문위원, 여성국장, 조직국장, 공보국장, 원내행정기획실장, 청와대 비서관까지 겉으로 보면 화려한 경력들이다. 학연·지연 하나 없었던 내가 이 자리에 오기까지 남몰래 흘린 눈물이 얼마였는지 모른다. 그런 나의 삶이 부정당한 느낌이다. 수용이 쉽지 않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언제나 그랬듯 나보다 당이 우선이다. 눈물을 머금고, 크게 심호흡을 하고 받아들이겠다. 이번 선거에서 우리 당은 똘똘 뭉쳐 꼭 승리해야 한다. 무능하고 오만한 윤석열 정권의 폭정을 막아내야 한다"라고 적었다.


한편 이날 진교훈 후보는 강서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반드시 투표해 몰상식을 이긴다는 것을 보여달라"고 호소하며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민생을 회복해야 한다는 소명감으로 부담감을 극복해나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진 고도제한 완화 및 재개발 재건축 민생 정책간담회에서는 "주민 의견을 성실하게 검토하고 늘 낮은 자세로 섬기는 역할을 하겠다"라고 밝혔다.

김은지 기자 (kimeunj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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