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늘 송중기 엄정화 등판'…황금 연휴 틈새 노린 영화들, 대작만큼 치열하다 [D:영화 뷰]

'천박사' 독주 아래 신작들 경쟁 구도

올해 추석은 9월 28일부터 시작돼 10월 2일 임시공휴일, 3일 개천절까지 총 6일의 황금 연휴가 형성됐다. 한국 영화 기대작들이 같은 날 개봉을 확정하면서 연휴를 노린 치열한 레이스가 예고됐다. 먼저 웃은 건 강동원 주연의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이하 '천박사')로 개봉 첫 날 14만 4200명이 관람해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하정우, 임시완 주연의 '1947 보스톤'은 6만 273명으로 2위, 김지운 감독과 송강호의 다섯 번째 영화 '거미집'은 4만 2676명으로 4위로 레이스를 시작했다. 한국 영화들의 엎치락 뒤치락 승부가 예상됐지만, 할리우드 공포 영화 '더 넌2'가 4만 4534명으로 '거미집'을 제치고 3위에 이름을 올리며 복병으로 떠올랐다. '천박사' 독주 체제와 '1947 보스톤', '거미집', '더 넌2'의 3파전이 형성된 가운데, 판틈새를 노린 영화들이 판을 흔들기 위해 차례로 출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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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연휴의 마지막 날인 3일 강하늘 정소민의 로맨틱 코미디 '30일'과 디즈니의 새 SF 영화 '크리에이터'가 개봉한다. '30일'은 지질함과 똘끼를 견디지 못해 결국 남남이 되려던 두 사람이 이혼 직전 사고로 동반 기억상실증에 걸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위대한 소원, '기방도령' 등을 연출한 남대중 감독의 신작이다. B급 유머로 확신한 수요층이 형성돼 있다. 여기에 강하늘, 정소민이 주연을 맡아 대중에게 조금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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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는 SF 블록버스터 '고질라'(2014)와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2016)를 연출한 가렛 에드워즈 감독의 신작으로, 고도화된 AI들에 의해 핵공격이 시작된 후, 특수부대 요원 조슈아가 인류를 위협할 무기인 아이 모습의 AI 로봇 알피를 발견하면서 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거대한 전쟁을 그린 AI 블록버스터다. 티베트의 승려에게서 영감을 받았다며 아시아에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가렛 에드워드 감독인 만큼, AI와 대립하는 서구권과 AI와 공존하는 동양권의 모습은, 자연스럽게 영화의 타깃이 아시아 관객이 주효하다고 말한다.

그 다음주인 11일에는 송중기, 홍사빈의 누아르 '화란, 엄정화의 코미디 영화 '화사한 그녀'가 스크린에 걸린다.

'화란'은 76회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돼, 해외 영화제서 먼저 작품성을 인정 받은 작품이다. 거친 얼굴을 새롭게 꺼내 보인 송중기의 변신과 신예 홍사빈, 김형서(비비)의 연기가 칸 국제 영화제서 호평을 받았다.

배우 엄정화의 3년 만의 스크린 컴백작 '화사한 그녀'는 범죄 오락 영화다. '댄싱퀸', '미쓰 와이프', '오케이 마담' 등을 코미디 영화에 유독 강세를 보인 엄정화의 코미디 신작이라 기대를 모은다.

할리우드 영화 '크리에이터'를 제외한 '30일', '화란, '화사한 그녀'는 저예산과 중급 규모의 영화들이다. '천박사', '1947 보스톤', '거미집' 등과의 경쟁은 피했지만 황금 연휴 효과와 부산국제영화제 일정을 고려해 개봉을 조율하다 보니 지금의 개봉 구도가 형성됐다.

지난해에는 팬데믹으로 '공조2: 인터내셔날'이 추석 연휴 단독으로 개봉해 698만 명을 동원하면서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여기에 중급 영화 '육사오'가 한주 먼저 선보여 박스오피스 2위 전략으로 장기 흥행에 성공해 100만 관객을 돌파, '공조2: 인터내셔날'과 함께 웃었다. 하지만 올해는 같은 날 개봉하는 작품만 4편에, 신작들이 일주일 텀으로 계속 극장가에 들어오면서 경쟁이 심화되며 지난해와 같은 그림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입소문과 작품성이 10월 신작들의 운명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