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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아픔 위에 펼쳐지는 장르적 매력…K-웨스턴 시도는 빛난 ‘도적’ [D:OTT 리뷰]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3.09.21 12:41
수정 2023.09.21 12:44

22일 넷플릭스 공개

흙먼지 날리는 황야에서 코트 자락 휘날리며 장총을 휘두르는 생경한 장면들이 펼쳐진다. 웨스턴 활극의 재미를 따라가다 보면, 일제강점기 시대의 비극이 묵직하게 다가온다. ‘도적’이 역사적 아픔 위에 장르적 매력을 덧입히는 의미 있는 시도를 했다.


넷플릭스가 22일 공개하는 오리지널 시리즈 ‘도적: 칼의 소리’(이하 ‘도적’)는 1920년 중국의 땅, 일본의 돈, 조선의 사람이 모여든 무법천지의 땅 간도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하나 된 이들이 벌이는 작품이다. 온라인 시사회를 통해 총 9회 중 4회까지 공개됐다.


ⓒ넷플릭스

한국형 웨스턴 활극을 표방하는 ‘도적’은 이윤(김남길 분)을 필두로 한 도적떼, 돈이면 사람도 죽이는 청부살인업자 언년이(이호정 분) 등 격변의 시대를 관통하는 이들이 펼치는 시원한 액션이 매력인 작품이다.


코트 자락을 휘날리며 장총을 휘두르는 이윤은 물론, 활 또는 화려한 몸놀림 등 저마다의 무기를 지닌 도적떼의 활약이 유쾌하게 이어진다. 여기에 칼과 총을 능숙하게 활용하며 목표를 달성하는 언년이까지. 무법천지의 땅 간도의 풍경과 맞물린 화려한 액션 시퀀스들이 '보는 맛'만큼은 확실하게 전달해 낸다.


시대적 배경이 배경인 만큼, ‘도적’을 마냥 즐기며 볼 수 만은 없다. 의병장이었지만, 가족을 잃고 간도로 떠나게 된 최충수(유재명 분)와 이윤의 숨은 사연이 드러나 몰입도를 높이는가 하면, 조선 총독부 철도국 과장으로 위장한 독립운동가 남희신(서현 분), 이윤이 모시던 도련님이자 최연소 일본군 소좌 이광일(이현욱 분)과 이윤의 삼각관계 등 얽히고설킨 관계들을 따라가는 재미도 있다. 이를 쫓아가다 보면 마주하게 되는 시대적인 비극이 ‘도적’의 깊이를 더하는 요소가 된다.


다소 이질적인 느낌도 없지는 않다. 비극적인 서사와 ‘도적’ 특유의 서부극을 표방한 장르 문법이 때로는 어색하게 교차되기도 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이 곧 ‘도적’이 추구하는 방향성이기도 하지만, 어떤 톤에 맞춰 ‘도적’을 즐겨야 할지, 혼란스러운 순간도 없지는 않다.


특유의 분위기를 강조하기 위해 다소 과잉된 연출도 이어진다. 서사가 미처 쌓이기도 전에 비장한 음악, 배우들의 힘 들어간 연기가 이어져 오히려 몰입을 방해한다. K-웨스턴 활극의 재미, 비극적인 서사.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기 위해 힘이 잔뜩 들어가다 보니 작품의 완성도를 확인하기 전 무게감부터 먼저 느껴진다.


격변의 시대, 나름의 목표를 가지고 뛰어든 이들의 부딪히는 욕망은 물론. 독립운동가들의 투쟁과 친일파의 내적 갈등을 길지 않은 분량 안에 모두 담아내는 과정에서 대사를 통해 설명하는 일차원적인 전개도 이어진다. 짜임새 있는 전개로 완성도를 높이기보단, 적당한 무게감을 가진 장르물의 매력을 추구하는데 방점을 찍은 것. K-웨스턴의 새 시도를 만나고 싶은 시청자들이라면 나름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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