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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지도부 '병립형 비례제' 검토설에…의원 55명 "연동형 원칙 지켜야" 반발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입력 2023.09.15 05:00
수정 2023.09.15 05:00

원내지도부, 與 '병립형 회귀' 주장에 반대 입장 안 내

홍영표·김종민·이탄희 등 "촛불 전 퇴행 용납 못해"

"선거제 협상 임하는 당 입장 명확히 밝혀야" 압박

홍영표(왼쪽 세 번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의원들이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선거제 개혁 당 지도부 결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가 내년 총선 비례대표 선출 방식으로 연동형 대신 병립형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군소정당은 물론 민주당 내부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분출했다. "비례대표 의석 대폭 확대가 전제되지 않은 병립형 회귀는 명백한 퇴행"이라며 위성정당 창당 방지, 연동형 비례대표제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홍영표·김종민·이탄희(선수순) 의원 등 민주당 소속 의원 55명은 1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선거제 협상에 임하는 당의 입장을 다시 한번 명확하게 밝히고 위성정당 창당 방지 선언과 연동형 비례대표제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민주당은 지난해 2월 의원총회에서 위성정당 방지와 연동형 비례대표제, 대통령 결선투표제 등을 당론으로 채택했다"며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서는 전당원 투표를 통해 적대적 공생의 양극화 정치를 끝내 선거제 개혁을 완수하겠다고 선언했다"고 강조했다.


또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도 거대 양당 중심의 여의도 정치를 혁파하고 국회의원 선거제 개혁을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면서 "국민의힘과의 합의를 명분으로 한 촛불 전 선거제로의 퇴행은 용납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원칙과 명분을 가졌을 때 민주당은 강했다. 노무현의 꿈, '국민 닮은 국회'로 가기 위한 여야 지도부의 선거제 개혁 결단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위성정당 방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고 국민의힘이 다음 총선에서 위성정당 창당을 강행할 경우 그 탐욕은 국민적 심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의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는 제도로, 총 의석 수는 정당 득표율로 정해져 지역구 의석을 많이 얻으면 비례대표 의원이 덜 배정되고, 지역구 의석을 적게 얻으면 비례대표 의원을 많이 배정하는 방식이다. 병립형 비례대표제는 2016년 20대 총선까지 운용된 제도로, 지역구 의석 수와 상관 없이 정당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을 단순 배분하는 방식이다.


여야는 20대 국회에서 선거법을 개정, 비례성을 강화한 준연동형을 도입한 바 있다. 여야는 현행 소선거구제를 유지하면서 전국을 3개 권역으로 나누는 권역별 비례대표제 실시에는 공감대를 이룬 상태다.


국민의힘은 현행 준연동형을 폐지하고 병립형으로 회귀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준연동형을 유지한 채 현행 47석인 비례대표를 60석까지 확대하자는 입장이다. 다만 민주당 지도부가 국민의힘의 '병립형 회귀' 주장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지 않으면서, 일각에서는 여야 지도부가 이미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회귀하는 데 뜻을 모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 김찬휘 녹색당 공동대표 등이 14일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선거법 개악 저지, 야4당 당대표-의원단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에 민주당 소속 의원 55명 외에도 정의당·진보당·노동당·녹색당 등 야4당 대표와 의원단도 반발하는 상황이다. 이들은 전날 결의문 채택에 이어 민주당 의총장 근처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병립형 회귀는 촛불에 대한 배신"이라며 "민주당은 선거법 개악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날 정책의원총회에서 선거제 개편에 대해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비례성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 또 기존에 발생했던 위성 정당 난립의 문제를 어떻게 방지할 것인지 다양한 쟁점들에 대해 여러 의견이 제시됐다"며 "의총에서 결론이 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이어 "비례성과 지역균형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지도부가 협상을 더 해 나갈 것"이라며 "선거법 문제는 협상과 내부 논의가 계속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특히 "병립형은 국민의힘에서 요구하는 입장"이라며 "상대방의 주장에 의해서 논의될 수 있을지라도, 민주당 안으로 정해진 건 아니다. 병립형으로 회귀하는 것은 현재까지 민주당의 입장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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