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G20서 "우크라 재건 위해 23억 달러 이상 지원"
입력 2023.09.10 23:37
수정 2023.09.11 01:26
尹 "韓, 국제사회 연대해 포괄적 지원 프로그램 이행"
대통령실 "파격적 규모…GPS로서 보편적 가치 수호"
윤석열 대통령은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재건을 위해 23억 달러(한화 약 3조751억 원) 이상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각) 인도 뉴델리 바라트 만다팜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세 번째 세션 '하나의 미래' 연설에서 "지난 7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며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와 연대해 안보·인도·재건 분야를 망라한 포괄적 지원 프로그램을 이행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년에는 인도적 지원을 포함한 무상 개발 협력과 국제금융기구를 통한 지원 등 3억 달러를 추가로 지원할 계획이고, 20억 달러 이상의 중장기 지원 패키지를 마련하여 우크라이나의 재건을 적극 돕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당장 전쟁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물자에 대한 무상지원과 함께 세계은행(World Bank),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등 다자개발은행을 통한 지원,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통한 중장기 지원 등을 모두 포괄하고 있다"며 "특히, EDCF를 통한 20억 달러 지원은 통상적인 지원 규모의 두 배에 달하는 파격적인 규모이며, GDP 대비 주요 7개국(G7) 국가 중 일본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했다.
최 수석은 "이번 지원 사업을 통해 한국은 글로벌 중추 국가(GPS·Global Pivotal State)로서 자유·평화·번영의 보편적 가치 수호에 기여함은 물론, 전쟁을 극복하고 경제 성장을 이루어낸 한국의 경험을 살려 향후 우크라이나 재건 과정의 참여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다자개발은행의 임무와 비전을 재정립하고, 가용 재원을 확충하는 개혁 작업이 속도를 내야 한다며 "다자개발은행의 재정적 여력을 확대하고, 저소득국에 대한 채무를 재조정하는 논의를 적극적으로 이끌어 가겠다"고 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인공지능(AI)과 데이터로 대표되는 디지털 기술 발달로 인류의 삶은 더욱 윤택해지고 시공간의 제약은 사라지고 있지만, 디지털 격차·사이버 범죄·가짜뉴스는 세계 시민의 자유를 위협하고 있다면서 "디지털 규범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은 이달 말에 '디지털 권리장전'을 발표하고, 디지털 향유권을 인간의 보편적 권리로 천명할 것"이라며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쟁점을 해결하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기준과 원칙을 제시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6월 파리 소르본 대학교에서 디지털 질서 규범 제정을 위한 국제기구 설치를 제안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일 '하나의 지구'를 주제로 열린 세션1에서는 "기후변화에 취약한 국가를 지원하기 위한 '녹색 사다리' 역할을 하겠다"며 녹색기후기금(GCF) 3억 달러(한화 약 4011억원) 공여, 글로벌 녹색해운항로 구축 노력 등의 계획을 공개했다.
한편 이번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들은 진통 끝에 공동성명을 채택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직접적으로 규탄하는 내용은 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