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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신주호 부대변인 "청년 표심 잡으려면, 미래 이야기 해야" [4류 정치 청산 – 연속 인터뷰]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입력 2023.09.10 08:00
수정 2023.09.10 08:00

1996년생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

'조국 사태'로 현실 정치권 입문

"한국당 시절부터 일했다는 자부심"

"이재명 단식, 명분도 실리도 없다"

신주호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이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기업은 2류, 행정은 3류, 정치는 4류"라고 말해 큰 파장을 일으켰던 1995년 '베이징 발언'으로부터 30년에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과연 그사이 우리 정치는 4류에서 조금이라도 랭크가 올랐을까. '헌정사상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는 21대 국회의 모습을 보며, 일말의 기대마저 내려놓는다는 국민이 적지 않다.


과연 우리 정치, 우리 국회, 우리 정당은 무엇이 문제이며, 어떻게 해야 '4류 정치'를 청산하고 선진 정치로 나아갈 수 있을까. 데일리안은 '4류 정치 청산'을 주제로 하는 연속 인터뷰를 통해 그 길을 찾아보고자 한다. 열다섯 번째 순서로 신주호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을 만났다.


1996년생 신 부대변인은 인천에서 출생해 인하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지난 2019년 대학 재학 당시 조국 법무부 장관 퇴진 규탄 집회에서 연설하며 현실 정치권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됐다. 지난 대선 당시 청년보좌역 공개 모집에 통과해 청년보좌역으로 활동하다 이준석 지도부에서 시행한 '나는 국대다(국민의힘 대변인 선발 토론 배틀)'에서 부대변인으로 임명됐다. 이후 김기현 지도부에서 상근부대변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당이 가장 어려웠던 자유한국당 시절부터 당을 위해 일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청년 정치인이다.


Q. 지난 2020년 총선으로 구성된 21대 국회가 임기 막바지를 향해가고 있다. 21대 국회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21대 국회는 독재와 아수라장이었다고 평가한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이나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석 수는 약 80석 차이였지만, 득표율은 두 정당이 차이가 없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국민이 부여한 권한을 운운하며 상임위원장을 독식했다. 지난 수십 년 관례였던 의석 수에 따른 배분 협상도 무시했다.


또한 압도적 의석을 바탕으로 꼼수 탈당을 자행해가며 입법권을 독점했고 협치란 단어는 무색해졌다. 본인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법관도 탄핵했다. 과거에 적폐 수사를 하던 검찰은 정의로운 검찰이라 칭송하더니, 민주당으로 칼끝이 향하자 정치검찰이라 부르짖으며 검수완박을 단독으로 처리했다. 거대 의석의 횡포와 폭정이 21대의 핵심이다. 여기에 민주당은 국회를 범죄 비호를 위한 방탄진지로 만드는 촌극을 벌이고 있다."


Q. 민주당 내부에서도 '기승전 방탄'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이 국민이 부여한 의석을 어디에 활용하고 있는가. 오로지 자당의 범죄 비호, 이재명 대표의 방탄을 위해 활용한다.


세상에 과반이 넘는 정당이 장외투쟁을 밥 먹듯 하며 국회 로텐더홀을 투쟁의 장으로 만들다니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투쟁이란 것은 소수가 다수에 맞서기 위한 수단이다. 그런데 21대 국회는 민주당이 다수당으로 입법에 있어 거여 세력이다.


그런데 국민의힘을 향한 체포동의안은 전부 가결시키고, 본인들을 향한 체포동의안은 부결시킨 것도 모자라 이젠 국회를 벗어나 투쟁의 길을 걷겠다고 한다. 한마디로 국회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어놓고 책임지지 않겠다는 뻔뻔함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Q. 여당으로서 국민의힘이 무력해 보일 수도 있겠다.

"원래 여당은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 국민의힘은 민생과 국정에 있어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런데 잘 알다시피 국민의힘은 소수 여당이다.


입법권에 있어서는 민주당이 여당 아닌가. 그런 민주당이 책임은커녕 민생을 도외시하고 있다. 그래서 하루라도 빨리 국회 지형이 바뀌어야 한다. 진정으로 민생을 챙기고 국민을 위한 입법기구가 돼야만 한다."


Q. 이재명 대표 단식은 어떻게 보고 있나.

"시기도 명분도 실리도 무엇 하나 갖추지 못한 단식이자, 애초에 검찰 조사를 피하기 위한 쇼에서 시작한 것이라고 본다.


일본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 문제 때문에 단식을 하려면 진작에 했어야 하는 것이기에 시기와 명분이 맞지 않다. 그리고 여러 번 말씀드렸듯 압도적 의석의 다수당 대표가 단식 투쟁을 한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


소수, 약자가 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인 단식을 하는 이유를 몰랐는데, 이 대표 단식 이후에 친명계 일부가 체포동의안 부결을 외쳤다. 그래서 이 대표가 오로지 개인적 목적으로 단식을 시작했다는 결론밖에 나오지 않는다.


민주당은 곡기를 끊은 당 대표에게 예의를 갖추라고 요구하는데, 국민도 이 대표의 단식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상황이다. 오죽하면 국민이 '텀블러와 보온병에 무엇이 들었냐'고 질문을 하시겠는가. 그만큼 이 대표와 민주당이 신뢰를 전혀 주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Q. 정치권 입문 계기가 궁금하다.

"사실 어려서부터 정치에 관심이 많았다. 부모님, 할머니께서 항상 뉴스나 역사·사회 이슈 등에 대해 제게 많이 말씀해주시고 대화를 많이 나눴다. 그러면서 속마음에는 항상 '나만 잘 살면 안 되고 내가 서 있는 이 땅을 번영시켜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한다'라는 생각이 있었다. 사실 좀 거창하고 건방질 수 있는 부분이긴 하다(웃음).


그러던 차에 지난 2019년 대학생이던 당시 '조국 사태'가 일어났다. 무너지는 공정과 상식을 두고 볼 수 없어 자유한국당 광화문 집회 연단에 올라 연설을 하게 된 것이 정치권 입문이라면 입문이라고 생각한다."


Q. 조국 사태를 계기로 현실 정치에 뛰어든 것인가.

"조국 사태 이듬해인 2020년 미래통합당 청년유세단으로 활동했다. 그러다 지난 대선 공개채용으로 청년보좌역에 뽑혀 활동했고, 대선 이후에는 이준석 전 대표 체제에서 시행한 '나는 국대다'에 지원해 부대변인으로 임명됐다. 임기가 마무리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당에서 부대변인 제의가 왔고 그때부터 김기현 지도부의 상근부대변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Q. 정치하며 어려운 일은 없었나.

"정치를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참 운이 좋다는 것을 느낀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조국 사태 당시에는 학교에서 민주당 성향의 분들로 인해 안 좋은 일에 휘말리기까지 해서 사고가 날 뻔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많이 챙겨주는 선배들, 격려와 가르침을 아끼지 않는 사무처 당직자 선배들, 수많은 분의 도움으로 지금까지 왔다.


다른 선배들이 하신 고생에 비하면 나는 새 발의 피라 떳떳하게 말하긴 힘들어도 나 역시 당이 어려울 때 차가운 아스팔트에서 무너진 대한민국의 복원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고 생각한다.


당이 어려울 때, 그러니까 한국당 시절부터 당을 위해 일했다는 자부심이 있다. 수많은 국민이 우리를 외면할 때에도 나는 당을 지켰다. 물론 이 과정에서 너무 많은 도움을 받아 그것들을 갚기 위해 노력해야겠다고 늘 다짐한다."


Q. '나는 국대다' 출신 대변인으로서 유일하게 김기현 지도부에서 다시 기용됐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정확히는 잘 모르겠다(웃음). 다만 이준석 전 대표 체제에서 마지막까지 부대변인으로서 주어진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했던 것인지 현 지도부에서도 직을 맡겨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항상 나 개인이 튀고 주목 받기 보다 내가 속한 이 국민의힘이라는 공동체, 그리고 정부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만의 성공을 바라기보다 속한 공동체와 정부의 성공을 통해 나라가 안정되는 것을 바라는 자세, 그것이 진정한 청년의 모습 아니겠는가. 그런 모습을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


Q. 20대, MZ세대 정치인으로서, 청년 표심은 어떻게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미래 이야기를 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대한민국은 절체절명의 위기다. 갈수록 저하되는 경제 성장률, 줄어드는 인구와 출산율, 사회 각 부문에서 발생하는 극한의 대립, 늘어나는 국가 부채 등 어느 지표 하나도 우리의 전망을 희망적으로 보여주지 못한다. 그렇기에 지금 어려움이 있어도 개혁을 외치고, 이것을 상세히 국민께 설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령 연금 문제만 하더라도 이제 연금 혜택을 보는 인구는 늘어날 수밖에 없고 연금을 내는 인구는 줄어든다. 그런데 이 문제를 건드린다면 정치적으로 수세에 몰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모든 국민이 덜 내고 더 받고 싶어 하기에 앞으로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암울한 상황을 솔직히 말씀드리고 개혁을 해야 한다.


물론 연금 개혁을 하기란 매우 힘들다. 그렇지만 역대 모든 정권은 조금이라도 연금을 손보려고 했다. 김대중·노무현 좌파 정권은 물론 이명박·박근혜 우파 정권 모두가 말이다. 그런데 문재인 정권은 연금 개혁과 관련해 단 하나의 조치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미래 세대에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국가 빚도 마찬가지다. 당연히 나라 빚내서 현금 살포하고 복지 늘리면 순간의 표 득실에서는 우위를 차지한다. 그러나 장기적 미래를 보면 어떻게 될까. 늘어나는 국가 채무 때문에 매일매일을 원금은커녕 그 이자를 갚아가는데도 숨이 헐떡이게 된다.


이런 사실을 솔직히 말씀드리고 개혁을 설득해야 한다. 특히 청년들은 암울한 국가 경제 상황을 미래에 지는 것을 부담스러워서 한다. 그렇기에 지금부터 국가 채무와 연금 개혁 등 미래를 살아갈 사람들을 위한 이슈 파이팅이 필요하다."


Q. 내년 총선이 정말 중요하겠다.

"그렇다. 내년 총선에서도 지금까지처럼 인기영합주의에 매몰된 정책들이 나오거나, 순간순간의 이슈들에 갇혀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없다면, 우리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널 수도 있다.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쓰다. 내년 총선에서라도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국민께 알리고 진정으로 우리의 삶을 고민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Q.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지난 1995년 "기업은 2류, 행정은 3류, 정치는 4류"라는 발언을 남겼다. 그로부터 30년 가까이 흘렀지만 우리 정치는 오히려 퇴보하는 것 같다는 게 국민들의 여론이다. 이같은 현상이 빚어진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소신의 부재와 정파적 이익 때문에 발생하는 '국민적 불신' 때문이다.


정치의 가장 큰 목적은 국가 발전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마음에 새기는 말이 있는데 '사회는 현재 살고 있는 사람들 사이뿐 아니라, 산 자와 죽은 자 그리고 장차 태어날 자들 간의 동업'이라는 말이다. 지금 우리가 딛고 서 있는 이 땅은 우리 앞 세대로부터 물려받은 것이고, 물려받은 이 사회를 더욱 번영케 해서 태어날 사람들에게 물려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국가 발전과 정치 과정에 대한 자신만의 뚜렷한 소신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자신만의 신념을 주장하는 상황이 매우 어려워졌다. 소신이 없을 수도 있지만, 정파적 이익에 갇혀 제대로 된 합리적 대결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각 당, 혹은 개별 정치인이 주체성을 갖고 각자의 소신을 마음껏 펼치는 정치문화를 조성한다면 국민께 조금이나마 신뢰를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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