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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강서구청장에 진교훈 '전략공천'…김태우 출마 대비 '검경 대결구도' 포석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입력 2023.09.05 00:10 수정 2023.09.05 01:08

민주당, 경찰 출신 진교훈 '단수추천'

검찰 수사관 출신 김태우 대항마

타 후보, 경선 요구했지만 '컷오프'

진교훈 전 경찰청 차장이 지난 2020년 8월 전북지방경찰청장을 지내던 당시 전북 전주시 전북지방경찰청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열고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내달 11일 치러지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로 진교훈 전 경찰청 차장을 최종 결정했다. 경쟁자로 거론되는 검찰 수사관 출신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의 출마를 염두에 둔 '전략공천'인 셈이다. 민주당이 연일 윤석열 정권에 '검찰독재'라는 비판을 가하는 상황에서 이번 보궐선거가 '검찰 대 경찰 출신' 경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어제(3일) 공직선거후보자 추천관리위원회(공관위)에서 강서구청장 후보로 진 전 차장을 추천하기로 했다"며 "오늘 최고위에 보고됐고 6일 당무위원회에 부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공관위 부위원장을 맡은 이해식 조직사무부총장은 "서류심사와 면접심사·현지실사·여론조사를 통해 엄격하게 심사한 결과 진교훈 후보를 결정하게 됐다"며 "후보의 확장성이 확인됐고 도덕성 측면에서도 탁월했다"고 전략공천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진 전 차장을 전략공천한 이유로 검찰 출신의 김 전 구청장이 국민의힘 후보로 재출마하는 상황을 대비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야권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 사법 리스크에 대한 검찰 수사를 두고 '검찰독재, 야당탄압'이라며 반발하는 가운데, 김 전 구청장 출마를 명분으로 '검찰 대 경찰' 구도를 설정하려는 의도라는 뜻이다.


민주당 소속 경찰 출신 의원들이 진 전 차장에 힘을 실어준 것도 '검경 출신' 경쟁 구도 설정의 의도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진 전 차장의 강서구청장 출마 기자회견에 경찰대 선배인 황운하·임호선 의원 등이 지지를 표명하면서다. 황 의원은 문재인 정권 당시 민주당이 사활을 걸었던 이른바 '검찰개혁'의 선봉장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정춘생 더불어민주당 강서구청장 출마예정자가 지난달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 사면 추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다만 민주당 소속으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후보로 등록했던 지원자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앞서 공관위는 14명의 출마 신청자들을 3명으로 압축해 경선 여부 등 공천 일정을 논의했다. 이 가운데 후보자들의 경선 요구가 있었지만, 공관위는 결국 진 전 차장을 단수추천했다. '낙하산'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진 전 차장을 제외한 나머지 2명의 후보는 민주당 공보국장을 지냈던 정춘생 전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과 문홍선 전 강서구 부구청장이다. 특히 정 전 비서관은 전날(3일) 저녁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간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국회본청 앞 천막을 찾기도 했다.


정 전 비서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해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고 이 대표를 지키겠다"고 적었다. 그러나 민주당 공관위의 진 전 차장 '전략공천' 결정 직후인 4일 오후엔 휴대전화를 꺼놨다. 정 전 비서관의 강서구청장 행보를 지지하던 현근택 변호사는 "(정 전 비서관 컷오프에 대해) 딱히 할 말이 없다"며 "직접 연락해보시라"고 말했다.


한편 김태우 전 구청장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사실상 재출마를 공식화한 상태다. 예비후보 등록도 마쳤다. 다만 국민의힘은 신중 모드다.


김 전 구청장은 지난 5월 공무상비밀누설혐의로 구청장직을 상실한 뒤 3개월 만에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피선거권을 회복했다. 이에 따라 보궐선거 귀책 사유의 당사자인 만큼 공천 명분 부족이라는 주장과, 선택은 국민이 하는 것이며 사실상 '공익제보자'라는 주장이 당내에서 대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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