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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 앞에서’ 더 느려진 류현진, 쿠어스필드서 생존?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3.09.01 21:29
수정 2023.09.01 21:29

쿠어스필드 ⓒ AP=뉴시스

부활을 알린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투수들의 무덤’에서 4연승 도전에 나선다.


류현진은 2일 오전 9시40분(한국시각) 미국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시작하는 ‘2023 메이저리그(MLB)’ 콜로라도 로키스전에 선발 등판한다. 토론토 이적 후 첫 쿠어스필드 등판이다.


AL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 2위 휴스턴, 3위 텍사스에 뒤져 4위에 자리한 토론토로서는 한 경기 한 경기가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그러나 주전 3루수 맷 채프먼과 주전 유격수 보 비셋이 나란히 부상으로 이탈, 류현진에 대한 의존과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복귀 후 류현진은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8월 5경기(24이닝) 등판해 3승을 따냈다. 평균자책점은 2.25로 토론토 선발투수 중 가장 낮다.


경기가 열리는 곳이 MLB에서 대표적인 타자친화형 구장인 쿠어스필드라 류현진의 역할은 더 중요하다.


해발고도가 1610m에 달하는 콜로라도주 덴버에 위치한 콜로라도 로키스의 홈구장 쿠어스필드는 투수들의 무덤으로 악명 높다. 해발고도가 높다보니 공기의 밀도가 낮고 저항이 덜해 같은 타구라도 다른 구장에 비해 멀리 뻗어나간다.


NL 서부지구 LA 다저스에서 오래 뛰었던 류현진에게 쿠어스필드가 낯선 장소는 아니다. 다른 투수들처럼 류현진도 이곳에서 고전했다. 쿠어스필드 통산 6경기(26.2이닝) 1승 4패 평균자책점 7.09다. 홈런도 8개나 얻어맞았다.


사이영상을 노리던 2019시즌(14승5패 평균자책점 2.32) 쿠어스필드 첫 등판에서 4이닝 7실점으로 좋지 않았다.두 번째 등판에서 6이닝 무실점 호투했지만, 첫 등판에서의 7실점 탓에 급등했던 평균자책점을 이전 수준으로 끌어내리지 못했다.


류현진 ⓒ AP=뉴시스

포스트시즌 티켓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 중인 토론토가 고비에 놓인 가운데 류현진은 다시 쿠어스필드에 선다.


생존의 키는 역시 제구다. 직구 평균 구속은 90마일(약 144.8㎞)에 미치지 못하지만, 주무기 체인지업 위력이 여전한 데다 정교한 제구와 수 싸움으로 상대 타자들을 압도한다. 복귀 후 꺼낸 100km대 초반 느린 커브는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아 좀처럼 강한 타구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올 시즌 류현진의 커브 평균 구속은 시속 70마일로 최하위 수준이지만, 위력은 무시무시하다. 더 느린 커브를 들고 돌아온 류현진은 104km짜리 커브로 타자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이 모든 것이 제구가 동반되어야 가능하다. 조금이라도 제구가 흔들린다면 피홈런 위험은 매우 높아진다.


복귀 후 기록한 피안타 19개 중 2루타 이상 장타가 8개였고 그 중 3개가 피홈런이었다. 패스트볼의 구속이 지금보다 올라온다면 류현진의 더 느려진 커브는 더 빛을 발할 수 있지만, 팔꿈치 수술을 받고 돌아온 30대 후반 베테랑에게 당장 구속의 상승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결국 생존의 키는 제구다.


한편, 류현진과 선발 맞대결을 펼칠 콜로라도 선발투수는 우완 크리스 플렉센(29)이다.


2020시즌 KBO리그 두산 베어스에서 8승 4패 평균자책점 3.01의 성적을 남긴 플렉센은 시애틀 매리너스로 이적해 14승을 거뒀다. 그러나 올해 7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무너지면서 방출됐고, 콜로라도에서도 6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5.87로 좋지 않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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