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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지 못한 우상혁,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3.08.23 10:23
수정 2023.08.23 10:23

우상혁 ⓒ AP=뉴시스

‘스마일 점퍼’ 우상혁(27·용인시청)도 활짝 웃지 못했다.


우상혁은 23일(한국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국립경기장에서 펼쳐진 ‘2023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선(13명)에서 6위(2m29)에 그쳤다. 내심 금메달까지 노렸던 우상혁으로서는 아쉬운 결과다.


지난해 미국 유진 세계선수권에서 은메달(2m35)을 획득한 우상혁은 한국 육상 최초의 세계선수권 챔피언 등극과 2개 대회 연속 메달 획득에 도전했지만, 자신의 최고기록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적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결선에서의 출발은 괜찮았다. 4위로 결선에 올라온 우상혁은 2m20, 2m25, 2m29를 모두 1차 시기에 넘었다. 문제는 2m33. 우상혁이 1차 시기에 실패한 반면 ‘디펜딩 챔피언’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을 비롯해 주본 해리슨(미국), 장마르코 탬베리(이탈리아)는 1차 시기에 2m33을 넘어섰다. 토비아스 포티에(독일)도 2차 시기에 2m33을 뛰어넘었다.


긴장한 표정이 역력한 우상혁은 2m33을 건너뛰고 자신의 한국 기록(실내경기) 타이인 2m36에 도전했다. 두 차례 실패한 가운데 2m36도 성공하지 못하면서 메달권 밖으로 밀려났다.


대회 우승은 바르심이 아닌 템베리가 차지했다.


탬베리는 2m29, 2m33, 2m36을 모두 1차 시기에 넘었다. 우승을 확정한 뒤 개인 최고기록(2m39) 경신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탬베리는 2020 도쿄올림픽에서 2m37을 넘어 바르심과 공동 금메달을 차지한 강자다. 올해 랭킹 포인트 1위를 달리고 있는 해리슨이 은메달의 주인공이 됐고, 세계선수권 4연패를 노렸던 ‘현역 최강’ 바르심은 동메달에 만족했다.


우상혁 ⓒ AP=뉴시스

이달 초 국내 공개훈련을 마친 뒤 “맡겨놓은 금메달을 찾아오겠다”라며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입담과 환한 웃음을 지어보였던 우상혁도 노메달이라는 예상 밖 성적 탓에 표정이 밝지 못했다.


이대로 주저앉을 우상혁이 아니다. 우상혁을 지켜본 팬들은 “(그에게)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며 변함 없는 응원을 보내고 있다. 세계선수권은 끝났지만 명예회복을 할 기회는 열려있다.


당장 다음달 1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다이아몬드리그가 시작된다. 이 대회에서 5점만 더 추가하면 우상혁은 자력으로 미국 유진서 개막하는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리그에 진출한다. 우상혁은 지난해 7위에 그쳐 6명이 진출하는 파이널에 오르지 못했다. 지난해 아쉬움까지 털어낼 수 있는 기회다.


직후에는 ‘금메달’을 노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해야 한다. 경기일정에 따라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결선은 10월4일 펼쳐진다. 이번 세계선수권에서는 4연패에 실패하고 동메달에 그친 바르심과의 진검승부도 남아있다. 시련에 가슴을 치기보다는 특유의 긍정 에너지가 절실한 시점이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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