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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정상회의로 깔린 멍석…'한국, 아세안 끌어당겨라'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3.08.23 05:00 수정 2023.08.23 05:00

韓 성장사례 주목하는 아세안

"韓 외교 영역 확장해

韓美日 역할 강화 주도해야"

韓日 협력 '리트머스지'될 수도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 열린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참가국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자료사진). ⓒ뉴시스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개최된 한미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3국 협력이 새 역사를 쓰게 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향후 후속 조치와 관련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한국이 미국의 '2류 동맹'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하고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역할 확대를 공언한 만큼, 구체적 행보를 고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민태은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2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된 연구원 주관 통일정책포럼 자료집에서 "캠프 데이비드 원칙에도 포함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태평양 도서국의 번영을 위해 해당 지역 국가에 대한 외교를 본격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미중 전략경쟁의 파고가 상대적으로 덜 미치는 '영역'에서 한국 외교 지평을 넓힘으로써 한미일 주요 협력 분야에서 한국 위상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관련 국가들이 '아시아 중심성' 훼손을 우려해 미중 사이에서 독자 운신 폭을 모색하는 등 미국 주도 네트워크 동참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만큼, 한국 역할이 중요하다는 평가다.


민 연구위원은 "해당 지역 국가들이 최근 '성장'에 집중하면서 한류뿐 아니라 한국 성장사례에 관심이 크다"며 "한국이 적극적으로 외교 영역을 확장해 한미일 역내 역할 강화를 주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일본 역시 관련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 의지가 뚜렷해 "한일이 함께 동북아를 벗어나 경제 개발, 인프라 구축을 중심으로 새로운 협력을 시도하는 리트머스지"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자료사진) ⓒ뉴시스

정성윤 통일연구원 통일정책연구실장은 "동북아에 머물지 않고 협력 범위를 좀 더 지역적으로 확장한다는 차원에서 (가치를 공유하는)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EU(유럽연합)가 있는 유럽, 그리고 경제적·정치적 중요성을 볼 때 아세안을 거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실장은 "아세안이 가진 국제적 영향력과 지정학적 가치가 높다"며 "아세안 주요국은 많은 인구를 가지고 있고, 천연자원에 있어 우리와 경제적 유대관계를 맺고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인도네시아는 차세대 방위 산업과 관련한 중요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주목도가 높아지는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과 관련해선 싱가포르, 홍콩과 공조 수준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아세안 회원국들이 남중국해 지역에 분포돼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미일이 강조한 '역내 현상 유지' 즉, '규칙 기반 질서 유지'에 아세안이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는 만큼 "전략적 관점을 높여야 한다"는 평가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각)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미국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함께 단상을 내려가고 있다. ⓒ뉴시스

정 실장은 아세안과의 관계 강화가 북한의 외교 운신 폭을 우회적으로 제한하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도 했다.


그는 "아세안 10개국 중 절반 이상은 과거에 북한과 상당히 깊은 정도의 유대관계를 맺었던 국가"라며 "아직도 북한에 대사관이 설치돼 있는 국가가 있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북한의 외교적 관계가 상당히 협소해지고 열악한 상황"이라며 "이쪽(아세안) 지역을 통해 자신들의 외교적 역량을 확장하고 복원하려는 의도를 충분히 가질 수 있다. 우리도 대항해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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