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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도, 스릴도 애매…예능과 K-좀비의 잘못된 만남 [D:방송 뷰]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3.08.14 14:01
수정 2023.08.14 14:01

비주얼 완성도 자신했지만…강한 호불호 유발한 ‘좀비버스’

드라마와 영화에서 현실에 나올 법한 모습으로 대중의 흥미를 끌었던 좀비 캐릭터가 예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재미에 무게를 둬야 하는 예능에서 좀비를 너무 현실적으로 구현하는 것도 어울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좀비의 활용이 또 다른 고민을 준 셈이다.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좀비버스’가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영화 ‘부산행’을 시작으로 ‘킹덤’, ‘지금 우리 학교는’ 등 국내 영화, 드라마의 단골 소재가 된 좀비를 적극 활용했다. 앞서 디즈니플러스 ‘더 존: 버텨야 산다’에서 미션 중 하나로 ‘좀비떼의 습격’을 그려냈다면, ‘좀비버스’는 어느 날 갑자기 좀비 세계로 변해버린 서울 일대에서 퀘스트를 수행하는 ‘좀비 유니버스 예능’을 시도한 것이다.


ⓒ넷플릭스

‘좀비버스’는 좀비를 메인 소재로 삼은 만큼, 방대한 스케일과 현실적 구현을 자신했다. ‘지금 우리 학교는’의 미술팀과 ‘킹덤’의 좀비 액션 전문가까지 참여했다고 밝히면서 단순한 예능 속 체험 이상의 재미를 기대하게 했다. K-좀비가 예능과 만났을 때는 어떤 시너지가 발휘될지 궁금증을 유발했다.


‘좀비버스’ 측의 예고대로 좀비 비주얼이나 움직임의 구현은 몰입하기에 큰 무리가 없었다. 극 초반 덱스부터 박나래, 노홍철 등 출연자들을 세계관으로 초대하는 과정에서 그들을 속이면서까지 ‘리얼’에 방점을 찍기도 했다.


다만 “영화, 드라마가 아닌 현실에서 좀비가 나타나면 어떨까?”라는 흥미로운 질문에 대해선 ‘좀비버스’가 답하지 못했다. “대본 없는 리얼”이라고 강조했지만, 좀비들의 어설픈 추격부터 예능 속 캐릭터와 리얼 사이 어색한 연기를 펼치는 출연자들까지. 결국에는 예능적 재미도, 스릴도 애매하게 담기면서 실망감을 유발한 것이다.


결국 ‘더 존: 버텨야 산다’를 비롯해 여느 예능들이 보여주던 좀비떼와 출연진이 펼치는 단순한 술래잡기 그 이상의 흥미까지는 보여주지 못한, ‘애매한 좀비 예능’이 된 셈이다. 예능에서 좀비를 활용하는 데 있어서, ‘하나의 에피소드’ 이상의 역할은 다소 무리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최근 넷플릭스는 방대한 스케일로 완성하는 세계관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앞서는 ‘피지컬: 100’ 시즌2를 제작하며 취재진에게 세트를 공개, 커진 스케일과 이를 통해 구현한 또 다른 세계관을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좀비버스’, ‘피지컬: 100’ 시리즈 외에도 ‘솔로지옥’ 시리즈부터 ‘신세계로부터’ 등 다양한 장르의 예능에 각 콘텐츠만의 세계관 구축을 통해 차별화를 시도 중인 넷플릭스다.


다만 세계관이 콘텐츠의 내용과 메시지와 잘 어우러지는 것이 필수다. ‘피지컬: 100’의 시즌1이 고대 그리스를 배경으로, 고대 신화를 모티브 삼은 게임 등을 통해 흥미를 더한 것은 사실이지만, 결국 최고의 몸을 찾으며 펼치는 경쟁을 지켜보는 재미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맨몸 경쟁을 통해 최고의 몸을 찾는다는 ‘피지컬: 100’의 목표 역시 세계관과 조화롭게 어우러졌었다.


넷플릭스가 구현하는 각각의 세계관은 결국 콘텐츠와 잘 어우러져야 시너지가 발생한다는 것. 세계관은 그럴싸하게 완성했지만, 이를 채우는 내용은 그렇지 못했던 ‘좀비버스’가 시청자들의 강한 호불호를 부른 것은 당연한 일처럼 보인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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