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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친이계…국민의힘, MB맨 OB 복귀 전망에 '들썩'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3.08.09 14:55 수정 2023.08.09 15:19

이동관·유인촌 등 'MB맨 정부 발탁' 이어

김영우·김희정 등 총선 출마 가능성 확대

국정·의정 역량 충분…'인물론'에도 적합

일각선 계파 갈등 격화시 공천 잡음 우려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5월 15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서울시장 재임 당시 청계천 복원사업에 함께했던 서울시 공무원 모임인 '청계천을 사랑하는 모임(청사모)' 구성원들과 청계천을 산책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이 친이(친이명박)계의 귀환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 당내에 다수 포진한 친이계 의원과 대통령실 관계자에 이어 과거 영광을 누렸던 올드보이(OB)들의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당내에선 국정·의정 경험이 있는데다 최근 문제로 떠오른 빈약한 인물론을 채울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는 반면, 일부 OB들은 현역 의원 지역구를 노리고 있는 만큼 경쟁이 고조될 경우 공천 잡음이 나올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야 간사는 오는 10일 전체회의를 열어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를 채택하기로 했다. 인사청문회는 18일에 열기로 합의했다. 이후 자료 요구와 증인·참고인 출석 요구 등은 전체회의에서 의결할 예정이다.


여야는 이 후보자의 청문회장에서 큰 갈등을 빚을 전망이다. 하지만 현행 제도상 청문보고서가 국회에서 채택이 되지 않더라도 대통령이 후보자 임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이 후보자의 방통위원장 임명은 기정사실화 되는 모양새다.


이번 이 후보자의 등판으로 여권 내에서는 옛 친이계가 재차 눈길을 끌고 있다. 이 후보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청와대에서 홍보수석을 역임했다. 박형준 부산시장, 임태희 경기도 교육감과 함께 MB(이명박) 키즈로 불리기도 했다. 이 같은 인연을 드러내듯 이 후보자는 지난 2018년 3월 이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 및 구속을 앞두고 자택을 찾기도 했다.


주요 직위에 임명된 친이계 인사는 또 있다. 최근 대통령 문화특보로 임명된 유인촌 전 문화체육부 장관이 그 주인공이다. 유 특보 역시 MB정부에서 장관직을 수행한 바 있다. 또 지난달에는 친이계 좌장인 이재오 전 의원이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에 임명되며 공직에 복귀하기도 했다.


사실 여권 내에서 친이계의 부상은 하루 이틀 얘기가 아니다. 당내 핵심으로 분류되는 장제원 의원, 권성동 의원 등은 옛 친이계로 분류되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도 친이계 분류 인사가 대거 포진돼 있어서다.


변수는 이들이 내년 총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단 점이다. 특히 전직 의원들이 현역 의원들의 지역구를 노리고 있단 소문이 나오면서 여당 내부의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출마 예정지도 지역별로 다양하다. 내년 총선 최대 격전지로 불리는 수도권에 출마를 노리고 있는 친이계 인사로는 김영우 전 의원이 꼽힌다. 경기 포천·연천에서 18~20대 국회의원으로 3선을 지냈던 김 전 의원은 같은 지역구로 출마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다만 김 전 의원은 현재 포천·가평에 같은 당 최춘식 의원이 있으므로 대승적인 판단에서 서울에 출마할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김 전 의원은 "당에서 3선을 한 정치인이기 때문에 당으로부터 여태까지 큰 도움과 혜택을 받았다"며 "내년 총선에서는 어떻게 해서든지 민주당 의석을 한 석이라도 가져오는데 기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에서 물러난 이후 대선을 준비하기 위해 만든 씽크탱크인 '안국포럼' 멤버로 활동했던 핵심 친이계다. 심지어 지난 21대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것도 이 전 대통령이 구속된 상태에서 스스로가 정치 생활을 이어나가기가 어렵다는 이유였을 정도다.


신년 특별사면으로 사면·복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0일 서울대병원에서 퇴원 수속을 밟은 뒤 친이계와 함께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저 앞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데일리안

현 윤석열 정부에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으로 재임 중인 강승규 수석도 출마가 예상되는 친이계 인사다. 강 수석은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임할 당시 서울특별시청 공보관, 홍보기획관으로 일하면서 MB와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출마 지역으론 지난 18대 국회에서 당선된 서울 마포갑보다는 충남 예산·홍성이 꼽힌다. 다만 현재 이 지역구엔 홍문표 의원이 있는데다 얼마 전 강 수석이 수해 복구 기간 동안 지역에서 유세 활동을 펼쳤다는 논란이 제기되면서 출마가 현실화되기까진 지켜봐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부산 지역에선 김희정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부산 연제구에서 재선을 지낸 김 전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의 대선 경선 과정에서 활약했고, 이후 청와대 대변인을 역임한 바 있어 MB계로 묶인다. 김 전 의원은 연제구 재출마가 유력하다.


이외에도 권택기 전 대통령 당선인 특별보좌역, 권영진 전 대구광역시장, 김용태 국민의힘 구로을 당협위원장, 석동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이성권 부산시 경제부시장, 신성범 전 의원, 김재경 전 의원, 김정권 전 의원 등도 출마 가능성이 있는 인물로 거론된다.


친이계의 컴백을 바라보는 당내 시각은 엇갈리고 있다. 우선 당이 수도권에서 인물난을 겪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국정과 의정을 경험해본 인물이 총선에 나서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들의 총선 출마 가능성도 여전한 만큼 과거 두 세력 간의 구원이 공천 잡음으로 비화될 것이란 우려도 공존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정무 감각이나 능력 측면은 물론이고 인물론을 고려했을 때도 빠지지 않는 MB맨들이 많기 때문에 총선 경쟁에 들어올 경우 바람이 일어날 수도 있다"면서도 "지나친 계파주의로 인해 경쟁이 고조되면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는 만큼 전반적인 상황을 다 고려한 뒤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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