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낙회동' 이재명·이낙연 공감대와 이견 보인 지점은…
입력 2023.07.29 10:52
수정 2023.07.29 10:53
"동상이몽에도 尹 비난엔 한목소리"
與, '의무방어전' 반발 속 예의주시
"이재명은 '나를 중심으로 뭉쳐라',
이낙연 '혁신 위해 물러나라'는 뜻"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의 회동, 이른바 '명낙회동'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 삶에는 관심 없이 폭주하고 있다'는 언급이 나온 것을 놓고 국민의힘이 반발에 나섰다. 집권여당으로서 '의무방어전' 같은 반발에 나서면서도, 국민의힘은 명낙회동에서 노출된 민주당 전현직 대표 간의 '동상이몽'에 주목하며, 향후 민주당내 갈등 상황의 변화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는 움직임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29일 오전 논평에서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를 가리켜 "총선 승리와 당의 혁신에 대해서는 한침대에 누워 서로 다른 꿈을 꾸면서도 윤석열 대통령을 비난하는데에는 한목소리를 냈다"며 "윤 대통령을 향해 '국민의 삶이나 국가의 미래에 전혀 관심이 없다'니 헛웃음만 나온다"고 조소했다.
그러면서 "당 전체가 직면한 '사법 리스크'를 덮기 위해 의회 폭거를 자행하며 국정을 발목잡고 있는 것은 민주당 아니냐"며 "북한의 지령을 받고 대한민국을 뒤집는 것에 혈안이 된 집단에 가스라이팅돼 옴짝달싹 못하는 게 민주당 아니냐"고 공박했다.
앞서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는 두 차례의 우천순연 끝에 전날 비로소 종로의 한 음식점에서 성사된 '명낙회동'에서 "윤 대통령은 국민의 삶이나 국가의 미래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다"며 "윤석열 정부의 폭주와 대한민국의 불행을 막기 위해 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황규환 국민의힘 수석부대변인도 "두 사람이 한목소리를 낸 게 고작 '윤석열 정부의 폭주'고 '민주당의 총선 승리'라니, 여전히 국민의 삶은 안중에도 없이 발목잡기만 계속하면서 정작 선거에서는 이기고 싶다는 헛된 꿈을 꾸고 있다"며 "거대 의석을 준 국민의 뜻을 저버린 채, 무능과 비리·정쟁에만 매몰된 지금의 민주당이 된데에는 두 전·현직 대표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질타했다.
나아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게 어제의 이른바 '명낙회동'"이라며 "'명낙회동' 운운하는 관심몰이 쇼는 그만 두고, 그 시간에 반성과 혁신에 대한 진정한 의지를 행동으로 보이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정치권의 이목이 쏠린 회동에서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한 비난 발언이 나온 만큼, 여당이 나서서 반발하는 것은 생략할 수 없는 절차다. 그러나 이처럼 '생략할 수 없는 반발'을 일단 하면서도 여권에서도 '명낙회동'이 향후 야권 내부의 갈등 확산이나 세력 지형 변동으로 연결될 가능성을 신중하게 살피는 모양새다.
일단 '명낙회동'이 두 차례 순연되며 성사 자체에 진통을 겪었다는 것부터가 심상치 않다. 우천순연이라고는 하지만 이 대표와 이 전 대표가 야구 경기를 하는 것도 아닌데, 비 때문에 회동에 못 나설 이유가 없다. 결국 이 대표를 대리하는 김영진 의원과 이 전 대표를 대리하는 윤영찬 의원 간에 진행된 사전 의제조율에서 뭔가 난항을 겪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이다.
두 차례 순연 끝에 성사된 회동에서도 마냥 덕담만이 오가지는 않았다. 이재명 대표는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당이 분열되지 않도록 잘 이끌고 가는 게 필요하다"며 "이 전 총리가 많이 도와달라"고 한 반면, 이낙연 전 대표는 "민주당의 혁신은 도덕성과 민주주의를 회복하는데서 시작해야 한다"며 "당내 분열의 언어를 즉시 중단시켜야 한다"고 응수했다.
이와 관련,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점잖은 표현을 썼지만 이재명 대표가 한 말의 요지는 '비명계는 당을 분열시키지 말고 나를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는 것"이라며 "한 번 돌리기는 했지만 이낙연 전 대표가 한 말의 요지는 '민주당의 혁신을 위해 이재명 대표가 물러나야 하고, 개딸들은 '수박 색출'을 멈춰야 한다'는 것"이라고 해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