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러시아 국방장관과 韓美日 공격무기 둘러봐
입력 2023.07.27 11:38
수정 2023.07.27 11:43
연구·개발·생산에 이은 '장비'
언급하며 실전배치 암시
北매체 "국방안전 분야서
北·러 협조 강화 계기"
북한이 자칭 '전승절'을 맞아 각종 기념행사를 개최 중인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과 한미일 타격용 무기들을 둘러봤다.
각종 북한 미사일에 러시아 기술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러시아 국방장관이 관련 무기 체계를 살펴보며 연대 의지를 재확인한 모양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27일 "위대한 조국해방전쟁승리 70돌을 맞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성 주최로 '무장장비전시회-2023'이 진행되고 있다"며, 김 위원장과 쇼이구 국방장관이 이끄는 러시아 군사대표단이 전날 전시장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6·25전쟁을 조국해방전쟁으로 일컬으며, 정전협정 체결일(7월 27일)을 전승절로 기념해왔다.
무장장비전시회라는 명칭의 행사는 이번에 처음 개최됐다. 지난 2021년 10월 유사한 형식의 '국방발전전람회'가 열렸지만 내부 행사였고, 이번에는 외부 인사가 참여했다는 차이가 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쇼이구 장관과 함께 "신형 무장장비들을 돌아봤다"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미 본토 타격용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해 극초음속미사일, 무인기 등 그간 개발해 온 신무기들을 대거 확인할 수 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쇼이구 장관에게 "노동당 제8차 대회가 제시한 국방발전 계획에 따라 연구·개발·생산돼 최근 시기 조선인민군이 장비하고 있는 무기전투 기술기재들에 대해 소개했다"며 "세계적인 무장장비 발전 추세와 발전 전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연구·개발·생산에 이은 '장비'를 언급한 만큼, 전시회에 공개된 무기들은 실전 배치가 마무리됐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전시회를 둘러보기 앞서 김 위원장과 쇼이구 장관은 당 본부청사에서 만나 "친선적인 담화"를 나누기도 했다.
통신은 담화에서 "뿌리 깊은 조로(북러) 친선의 역사를 감회깊이 추억하면서 국방안전 분야에서 호상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과 지역 및 국제안보 환경에 대한 평가와 의견을 교환했으며 견해일치를 봤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쇼이구 장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친서를 김 위원장에게 전달했다. 푸틴 대통령의 친서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통신은 김 위원장과 쇼이구 국방장관의 상봉이 중요한 계기에 이뤄졌다며 "상봉은 새 세기의 요구에 맞게 전략적이며 전통적인 조로관계를 가일층 강화·발전시키고 급변하는 지역 및 국제안보환경에 대처해 국방안전 분야에서 두 나라 사이의 전략전술적 협동과 협조를 더욱 심화발전 시켜나가는 데서 중요한 계기로 된다"고 밝혔다.
반미 노선을 노골화하고 있는 양측이 전략전술적 협동·협조 강화 의지를 천명하며 향후 접촉면 확대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실제로 통신은 김 위원장이 쇼이구 장관에게 "제국주의자들의 강권과 전횡에 맞서 두 나라의 자주권과 발전 이익을 수호하고 국제적 정의와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투쟁에서 호상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에 대한 견해를 피력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 군대와 인민이 강력한 국가 건설을 위한 투쟁에서 커다란 성과를 쟁취하리라는 확신을 거듭 표명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불법 침공에 대한 북한 지지를 재확인하고, 북한은 러시아의 국제사회 '뒷배' 역할을 거듭 확인받으며 '윈윈'을 꾀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편 이날 행사에 중국 대표단은 동행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까지 김 위원장이 중국 대표단을 만났다는 소식도 들리지 않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리훙중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국회부의장 격)이 이끄는 중국 대표단은 전날 최룡해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만났다.
통일부 당국자는 "러시아 대표단이 지난 25일 입국했고 중국 대표단은 어제(26일) 도착했다"며 "최종 상황까지 좀 지켜볼 필요가 있지 않나 한다. 평가를 내리긴 아직 이른 시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