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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탓 아니라는 부모에 눈 돌았다" 초6에 구타당한 女담임 남편 극대노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입력 2023.07.20 16:09
수정 2023.07.20 16:12

자신이 담임으로 있는 반의 초등학교 6학년생 제자에게 폭행당해 전치 3주 진단을 받은 한 교사 사건이 공분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피해 교사의 남편이 탄원서 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SBS

피해 교사 남편 A씨는 19일 "제 아내가 폭행을 당했습니다"라며 피해 사실을 상세히 알렸다.


A씨는 "(아내는) 반에 분노 조절이 안 되는 아이가 있다고 했다"라며 "그래 봐야 욕 좀 하고 소리 지르고 물건이나 집어 던지는 그런 남자아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그 가해 학생은 개학 이틀 차 화가 나서 밥 먹던 여자애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며칠 뒤엔 남자애를 때리고 발로 밟더니, 급기야 그 다음 주에는 A씨의 아내까지 폭행했다는 것.


그는 "더 황당한 건 부모에게 전화했지만 미안하다, 괜찮으시냐는 말 한마디 없었던 것"이라며 "우리 애가 소리에 민감하다, 혹시 싸움을 말리려다 그런 건 아니냐는 둥 별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A씨에 따르면 아내는 사건 이후 불면증에 시달려 정신과를 다녔다고 한다. 하지만 가해 학생의 폭언과 폭행은 멈추지 않았다고. A씨는 "그 녀석은 친구를 때리고, 제 아내에게 욕설하는가 하면 기분이 나쁘면 아동학대다, 또 기분 나쁘게 하면 신고하겠다는 등 협박까지 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30일 결국 사건은 발생했다. A씨는 아내로부터 가해 학생에게 맞았다는 전화를 받았다.


A씨는 "급하게 연차를 쓰고 아내가 있는 병원으로 갔다. 코피가 나고 부은 얼굴, 얼굴과 팔다리의 멍, 찢어진 입 안, 반깁스를 한 손, 머리와 왼쪽 목, 허리가 너무 아프다는 아내는 전치 3주 진단을 받았다"고 했다.


가해 학생은 신장 160㎝ 후반, 몸무게 70~80㎏로 폭행 당시 가위, 탁상거울 등을 던졌다고 한다.


A씨는 "아내는 가해 학생의 마음을 열어보겠다며 색연필 세트와 스케치북도 사줬다. 체스를 좋아한다고 해 체스를 사가고 그 학생과 같이 해야 한다며 체스를 알려달라고 했었다"며 "가해 학생에게 맞는 동안 아내는 요새 소리 지르면 '정서적 학대'라는 말을 들어서 (맞는 도중에도) 소리도 못 지르고 머리만 감싼 채 참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가해 학생의)부모는 전화 한 통도 없었다. 학교에는 전화가 왔다고 한다"며 "미안하긴 하다는 말로 시작했지만 '우리 애 탓만은 아니다', '선생님도 잘못이 있다'고 했다고 한다. 그 말을 들은 순간 눈이 돌았다. 가만히 놔두면 평생 아내탓이라고 할 것 같아 아주 치가 떨린다"라고 분노했다.


A씨는 "이런 상황에서도 차별을 해서 그랬다며 끝까지 제 아내 탓을 하는 그 집 부모에게 화가 난다"라며 "법 앞에서 부모와 학생이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과하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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