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與 일부 의원들 '김건희 여사 과도한 엄호'에 끙끙 '속앓이'
입력 2023.07.20 17:42
수정 2023.07.20 18:12
"문화 탐방"…여론 동떨어진 과도한 두둔, 여론 악화 부담
제2부속실 설치해 영부인 행보 제도적 관리 필요 목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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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리투아니아 명품 매장 방문' 논란과 관련해 적극적인 엄호에 나서고 있지만, 여론과 동떨어진 과도한 두둔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대통령실 내부에선 여론이 더 악화될까 '속앓이'를 하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의 리투아니아·폴란드·우크라이나 순방 성과가 김 여사의 명품 매장 방문 논란과 초반 대통령실 참모의 섣부른 해명으로 빛이 바랬는데, 여당 일부 의원들의 민심과 동떨어진 방어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에 오히려 더 많은 공세 거리를 제공하면서, 김 여사 관련 논란이 지속될 가능성이 커진 탓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0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김 여사의 행보에 대해 국민들이 오해하지 않게끔 설명하려는 그 취지는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도 "'호객 행위 때문에 명품 매장을 방문했다'는 해명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는데,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의) 지나친 두둔이 국민 여론을 더욱 악화시키지 않을까 우려되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유구무언"이라고 했다.
앞서 이용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YTN라디오에 출연해 "리투아니아는 인구가 총 250만 명의 작은 국가로, 이 나라에서 (가장 비중이) 큰 산업이 섬유·패션"이라며 "이런 것들을 김 여사가 인식을 한 것 같다. (김 여사의 리투아니아 명품 매장 방문이) 문화 탐방의 일원이지 않을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리투아니아의 수출 2위가 섬유나 패션이며 이것도 하나의 외교라고 판단이 된다"고 했다. 이 의원은 윤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과 당선인 신분일 때 수행실장을 맡았던 친윤(친윤석열) 인사다.
같은 당 유상범 수석대변인도 지난 18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리투아니아 언론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 부인의 행보는 '젊고 패션 감각 있는 셀럽'이라고 인식되고 있다"며 "(김 여사의 명품 매장 방문은) 하나의 외교적 행보일 수 있다"라고 했다. 유 의원도 윤 대통령과 같은 검찰 특수통 출신으로, 대표적인 친윤 인사로 분류된다.
대통령실은 지난 17일 "특별히 언급하지 않는 것이 좋은 것 같다"며 "팩트를 갖고 이야기를 해도 그 자체가 정쟁의 소지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더 쟁쟁의 소지를 만들지 않는 게 차라리 나을 것 같다"고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20일 통화에서 "김 여사의 행보에 대해 정확한 사실을 전달하면서 책임 있게 브리핑해줄 참모가 없기 때문에 이런 논란이 벌어진 것"이라며 "원 보이스된 메시지를 낼 수 있는 창구가 없기 때문에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에서 김 여사 관련 준비 안 된 발언들이 툭툭 나와 논란을 더욱 크게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의 활동량도 늘어나고 국민적 관심도 더 높아진 만큼, 대통령실을 개편할 때 '제2부속실'을 설치해서 김 여사의 행보와 메시지를 제도적으로 관리해 '영부인 리스크'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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