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6개월 전 이사 간 윗집 여성 찾아가 "층간소음 해명하라"…40대 실형
입력 2023.07.03 09:06
수정 2023.07.03 09:09
'징역 1년' 원심 판단 유지…스토킹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명령도
피고인, 이사간 피해자 집 찾아가 놀이터서 기다려…자녀에 접근하기도
法 "두려움 느끼고 이사 간 피해자 찾아가…정당한 동기로 보기 어려워"
층간 소음 분쟁으로 이사를 간 이웃 여성의 집에 '해명을 듣겠다'는 이유로 1년 6개월 만에 찾아간 40대 남성이 스토킹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춘천지법 형사2부(이영진 부장판사)는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45) 씨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1년을 선고하고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고 이날 밝혔다.
A 씨는 2021년 10월 말과 11월 초 층간 소음 문제로 갈등을 빚던 B(48·여) 씨의 이사 간 아파트 단지 놀이터 등에 찾아가 B 씨를 두 차례 기다리고, B 씨의 자녀에게 접근해 '네 엄마, 아빠 불러'라고 말한 혐의를 받는다. A 씨의 윗집에 살던 B 씨는 층간 소음이 난다는 이유로 A 씨가 새벽을 포함해 시간대를 가리지 않고 찾아와 출입문을 강하게 두드리며 항의하자 두려움을 느낀 나머지 2020년 4월 다른 아파트로 이사한 상태였다.
A 씨는 법정에서 과거 층간소음에 관한 해명을 들으려고 한 행동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층간 소음 항의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고 이사 간 새로운 거주지까지 찾아가 층간 소음에 관한 해명을 듣고자 했다는 피고인의 동기를 정당한 이유라고 평가하기 어렵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A 씨는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주장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정당한 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 사건 범행으로 이뤄진 현행범 체포가 위법하다는 A씨 측 주장에 대해서도 피해자들이 이미 여섯 차례나 112신고를 한 점과 B 씨의 자녀를 계속 따라간 점, 경찰이 인적 사항과 경위를 묻자 B 씨가 오지 않으면 밝힐 수 없다고 한 점 등을 근거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형이 너무 가볍거나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양형사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