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기대주④] 스케이트보드 타는 여고생 조현주 “무섭냐고요? 그럴 때도 있는데..”
입력 2023.07.04 15:03
수정 2023.07.05 09:01
국가대표로 오는 9월 개막하는 항저우아시안게임 참가
국내 열악한 환경 딛고 메달 목표, 최대 난적은 일본
“부상 잦지만 난이도 있는 기술 성공시켰을 땐 성취감”
“스케이드보드를 타다보면 팔다리에 멍이나 상처가 매일 있어요. 잔부상이 많아서 보드를 못 탈 때가 가장 힘들고 제일 속상해요.”
국가대표 조현주는 스케이드보드에 진심인 여고생이다.
스케이트보드는 남자만 탄다는 선입견을 깬 그는 이미 초등학교 5학년 때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대표로 오랜 시간 활동 중이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스케이트보드에 흥미를 느낀 조현주는 “TV프로그램에서 스케이트보드 신동이 나온 적이 있었다. 그 친구가 타는걸 보고 멋있고, 재밌어보여서 그 해 어린이날에 부모님께 스케이트보드를 선물로 사달라고 했다”며 입문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다고 한다. 조현주는 “오히려 많이 응원해주셨다. 부상 위험 때문에 걱정을 많이 하셨는데 지금까지 응원해주고 계신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스케이트보드는 파크(Park)와 스트리트(Street) 두 개의 세부 종목으로 나뉜다.
조현주는 “스트리트는 길거리에서 볼 수 있는 계단이나 난간 같은 구조물을 타면서 연기를 펼치는 종목이다. 파크는 보울(그릇)처럼 생긴 슬로프를 타면서 연기를 펼치는 종목”이라며 “45초 안에 경기장을 누가 창의적으로 어려운 기술들을 난이도 있게 자연스럽게 타는지를 평가한다. 스피드나 기술의 난이도, 경기장 코스 활용도 이 세 가지를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현주는 파크 부문서 메달을 노린다.
공중에서 난이도 있는 연기를 펼쳐야 하는 만큼 부상도 잦을 수밖에 없다.
그는 “스케이드 보드를 타다보면 팔다리에 멍이나 상처가 매일 있다. 발목이 접질려 염좌도 항상 있는 편이다. 잔부상이 많아서 이로 인해 보드를 못 탈 때 가장 힘들고 속상하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부상 위험을 무릎 쓰고서라도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이유에 대해 조현주는 “기술이 쉽게 되지 않는다. 내 것으로 만드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이 시간이 즐겁다”고 강조했다.
‘무섭진 않냐’고 물어보자 “처음 하는 기술이나 난이도 있는 기술을 펼칠 때는 그렇다. 하지만 이 무서운 걸 극복하고 탈수록 성취도도 높다”며 “운동선수로서는 좋은 성적이 나왔을 때, 보더로서는 오랜 시간 연습해 왔던 기술들을 성공했을 때 가장 행복하고 보람차다”고 말했다.
스케이트보드는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정식 종목이지만 정작 잘 알려지지 않은 비인기 종목이다.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제대로 훈련할만한 경기장도 마땅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조현주는 “다른 나라에 비해 환경이 좋지는 않은 편이다. 당장 대표팀 훈련을 할 수 있는 적당한 장소가 없다. 장소가 있어도 관리가 부실하다. 시설 노후도 많이 돼 있다”며 “대표팀 경기장이라는 울타리가 없으니까 일반인이나 어린이들도 뛰어 노는 놀이터 같은 환경에서 훈련하다보디 어려움이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국내서 훈련할 시설이 마땅치 않다보니 조현주는 올해 일본서 두 달 동안 개인훈련을 하고 돌아오기도 했다.
반면 조현주가 훈련을 하고 돌아온 일본은 스케이드보드 강국이다. 다가오는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도 일본 선수들의 강세가 예상된다.
하지만 조현주는 첫 출전을 앞둔 아시안게임서 당당히 메달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그는 “아시안게임이 1년 연기가 됐기 때문에 그 시간 동안 더 완벽하고 완성도 있게 준비를 했다. 부담보다 기대가 크다”며 “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지난 1년 동안 준비해 왔던 기술들을 후회 없이 보여드리고 오는 게 목표다. 메달은 기왕이면 금색이었으면 좋겠다”고 웃음을 지었다.
이어 “아시아권에서는 일본이 가장 높은 자리에 있다. 일본 선수들을 견제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후회 없이 내 경기를 마무리한다면 성적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