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베트남 권력 서열 1~4위 모두 만나 경제·안보 협력 강화 논의
입력 2023.06.24 08:19
수정 2023.06.24 08:48
당 서기장·국가주석·총리·국회의장 잇따라 만나
트엉 주석 부부와 국빈 만찬…'용 조각' 선물 받아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베트남 권력 서열 1위인 응우옌 푸 쫑 당 서기장과 경제 정책 등 행정을 총괄하는 팜 민 찡 총리, 브엉 딩 후에 국회의장을 연이어 만나 면담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베트남 중앙당사에서 진행된 쫑 서기장과의 면담에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양국 관계에 걸맞은 최고 수준의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며 "한국과 베트남은 새로운 30년 협력을 위해 인적 교류와 교육 훈련이 첨단 기술 분야로 이어져야 한다"고 했다.
쫑 서기장은 "계속 비약적인 성장을 이어가는 한국이 바로 베트남이 닮고자 하는 최적 모델"이라며 "베트남 청년들이 한국으로부터 더 많이 배워오길 바란다"고 했다.
또 "수천년 역사에서 많은 역경과 피침(침략)의 역사를 극복한 양국이 앞으로 더 강력한 동반자가 돼 협력을 이어 나가자"고 했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오랜 세월 투쟁을 통해 주권과 독립을 지켜온 양국이 다른 나라들의 주권과 독립을 존중하면서 세계평화에 함께 기여하길 바란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하노이 총리실에서 진행된 찡 총리와의 면담에선 "핵심광물 공급망을 포함한 경제 안보, 에너지, 스마트시티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고 하고, 금융·제조업·건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원활한 활동을 위한 지원을 요청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한국 기업들의 베트남 투자가 대규모화·고도화됨에 따라 신속한 투자 결정과 효율적 이행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외환송금·세제·토지 규제 등과 관련한 베트남 측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찡 총리는 경제협력 확대를 비롯해 디지털 전환, 첨단기술, 친환경, 인프라, 인력 양성, 국방·방산 분야 등에서 협력을 확대 및 강화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베트남 국회에서 진행된 후에 국회의장과의 면담에선 "양국 교류·협력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양국이 양국 기업과 국민들의 권익 증진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베트남 국회가 입법기관으로서 주요 국내법의 제·개정 시에 양국 기업과 국민들의 권익을 증진하기 위한 조치를 강구해달라"고 했다.
후에 의장은 "베트남 내 한국 기업과 국민의 권익 증진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한국 내 베트남 기업 및 국민에 대한 한국 정부의 관심과 지원도 요청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에는 하노이 주석궁에서 보 반 트엉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이행을 위한 행동계획을 채택했다.
베트남은 권력 서열 1위인 당 서기장을 중심으로 2위 국가주석(외교·국방), 3위 총리(행정), 4위 국회의장(입법)이 권력을 분점하는 집단지도 체제다.
윤 대통령은 이날 트엉 주석 부부 초청으로 하노이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김건희 여사와 함께 국빈 만찬을 했다. 윤 대통령은 만찬장에 도착해 트엉 주석 부부 안내로 입구에 전시된 한·베트남 수교 30년 역사와 성과를 담은 사진전을 둘러봤고 선물도 교환했다. 윤 대통령은 베트남 측이 선물한 용 조각을 보며 "우리나라에서도 용은 길하고 상서로움을 의미한다"며 "양국은 이러한 문화도 공유하는 것 같다"고 했다. 우리 측의 선물은 전통 소반과 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