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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대선 전 '대장동사업' 발설 막으려 각서 받아"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3.06.23 09:30
수정 2023.06.23 09:30

이기성, 23일 대장동사건 공판 증인 출석…"남욱-김만배 갈등 커져 유동규가 중재"

검찰, 2021년 녹취록 공개…남욱 "이재명 기스나면 안 돼…우리가 유일한 리스크"

이기성, 대장동 참여 조건으로 42억원 남욱에 전달…대가 없자 내용증명 보내기도

이기성 "남욱, 대장동 사업 진행 위해서는…이재명 재선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 4월 17일 대장동 개발 관련 89차 공판을 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2021년 대선을 앞두고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불법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지목된 분양대행업자에게서 대장동 사업을 발설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 23부(재판장 조병구)심리로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측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뇌물 혐의 공판에서 대장동 분양대행업자 이기성 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2021년 2월 이 씨가 남욱 씨와 만나 나눈 대화를 녹음한 내용을 받아적은 녹취록을 공개했다. '대장동과 관련해 아는 일체의 내용을 발설하지 말라'는 유 씨의 요구에 따라 두 사람만 만나 각서를 작성하는 자리였다.


당시 남 씨가 이 씨에게 '오늘 형(이기성)이 동규형 쪽의 우산 안에 들어가, 이제 (김만배와)편 갈라서는 거지' '문제가 되면 김만배에게 던지고 지사(이재명)가 기스(흠집)나면 안 된다' '이재명이 그렇게 클 줄 어떻게 알았겠어' '유일한 리스크가 우리인데' 등의 말을 하는 내용이 이 녹취록에 남겼다.


이 시기는 남 씨와 김만배씨 사이의 갈등이 커지면서 유 씨가 대장동 개발 사업에 대한 폭로가 나올까 봐 둘 사이를 중재하려고 노력했던 때다.


검사가 "유동규 씨가 남욱·김만배가 대장동 개발사업 과정에서 아는 것을 모두 폭로하면서 전쟁할 것을 우려하고 중재하려 한 사실을 아느냐"고 묻자 이 씨는 "비슷한 얘기를 들은 것 같다. 싸우면 다 죽는다며 파국은 면해야지 (하면서 유씨가)남욱을 설득했다고 들었다"고 답했다.


이 씨는 대장동 사업 참여시켜주겠다는 약속에 따라 2014년 4월부터 2015년 4월까지 총 42억 5000만원을 천화동인 6호의 실소유자로 의심받는 조우형 씨를 통해 만들어 남 씨에게 전달했다. 그는 금전 지원에도 대가를 받지 못하자 2020년 4월 '남욱이 성남시장 선거자금과 대장동 인허가를 풀기 위해 현금이 필요하다고 했다'는 압박성 내용증명을 남 씨에게 보내기도 했다. 이 내용증명 때문에 유 씨가 대장동 개발사업에 대한 폭로가 나올 것을 두려워했고 두 사람이 만나 각서를 작성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 씨는 이러한 현금 흐름을 모두 시인하며 처음 현금이 넘어가던 시기에 남 씨가 '대장동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이재명 시장의 재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도 증언했다. 다만 해당 자금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선거에 사용됐는지에 대해서까지는 듣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당시 남 씨와 갈등하던 김 씨는 이 투서 초안을 미리 검토했는데 내용 중 유 씨와 자신의 누나 이름은 빼도록 했다고 이 씨는 주장했다.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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