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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 중인 80대父 입에서 구더기…간호사는 대수롭지 않은 듯"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입력 2023.06.14 17:50
수정 2023.06.14 17:50

전북의 요양병원에서 의식없는 80대 환자의 입 속에서 다수의 구더기가 발견되는 일이 발생했다.


ⓒ게티이미지뱅크ㅜ

지난 13일 JTBC에 따르면 A씨의 부친은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한 뒤 의식이 없는 상태로 한 요양병원에 입원했다. 그러던 중 지난달 아버지의 입 속에서 꿈틀거리는 구더기를 발견하고 충격을 받았다.


이 벌레들은 여러 마리로 1~1.5cm 크기였다. A씨는 급히 고무장갑을 착용해 입속의 구더기를 꺼냈다. 이후 간호사가 가져온 흡입기를 통해 아버지의 목구멍 안쪽에 있는 구더기까지 모두 잡아냈다.


A씨는 "놀라고 급해서 입속에서 구더기를 라텍스 장갑 낀 손가락으로 막 잡았다"며 "간호사에게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냐고 물었더니 '아버님이 입을 벌리고 있어서 아마도 파리가 알을 깐 것 같다'고 하면서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고 대수롭지 않은 듯 답했다"고 전했다.


다음 날 A씨는 아버지를 모시고 대학병원에서 정밀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입속에 구더기는 더 이상 발견되지 않았으며, 피검사에서도 염증 수치가 정상 범위로 나왔다.


해당 요양병원 측은 A씨가 제기한 문제에 3개월 동안 간병비를 받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의도적으로 괴롭힌 건 아니기 때문에 과실이 아니다. 치료 과정에서 미흡이라며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하지만 A씨는 지난 7일 A씨는 다른 요양병원으로 아버지를 모셨다. A씨는 "입안의 구더기는 정말 이해할 수 없고, 병원의 태도는 더욱더 이해할 수 없다"며 "환자의 가족에게 신뢰를 줘야 하는 병원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있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A씨의 아버지가 겪은 증상은 '구강 구더기증'으로 추정된다. 구더기가 기생충 형태로 입안에서 발견되는 질병으로 매우 드물게 발생한다.


인체 내 구더기증은 대부분 파리가 피부의 상처에 알을 낳으면서 발생하는데, A씨 아버지의 경우 교통사고로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장기간 입을 벌린 채 거동을 하지 못하자 파리가 입안으로 들어가 알을 낳은 것으로 보인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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