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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부산엑스포' 유치전 전면에 나선 이유 '셋'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입력 2023.06.05 06:00
수정 2023.06.05 23:05

경제적·외교적·정치적 효과 기대

정상외교, 정·관·재계 백병전으로 사우디와 접전

20일 파리 개최 4차 경쟁 PT 마지막 관문

경제·외교 지평 확장 중요한 계기 및 GPS 도약 발판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4월 3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 만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2030 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해 소매를 걷어붙이고 적극적인 '엑스포 세일즈'를 펼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국정과제로 채택한 이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권을 갖고 있는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표심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월드컵, 올림픽과 함께 세계 3대 국제 행사로 불리는 월드엑스포 부산 유치에 성공한다면, 주요 3대 국제 행사를 모두 개최한 7번째 나라가 되는 것을 물론 어마어마한 경제적·외교적·정치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대통령실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성공이 궁극적인 목적이지만, 대통령이 보여주고 있는 열정적인 '엑스포 세일즈' 모습 자체로도 이 세 가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2030 세계박람회 개최를 두고 한국 부산,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 우크라이나 오데사 등 4개국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부산은 유치 운동 초기에는 '오일머니'를 앞세운 리야드에 열세였지만, 정·관·재계가 '코리아 원팀' 정신으로 치열한 백병전을 펼치면서, 두 도시는 초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해 윤 대통령의 숨가쁜 정상외교전이 분위기 전환에 톡톡한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한일 정상회담, 한미 정상회담, 한미일 정상회담,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한·유럽연합(EU) 정상회담, 한·태평양도서국 정상회의 등의 일정을 소화하면서, 대선 후보 시절부터 강조해온 '글로벌 중추 국가'(GPS·Global Pivotal State) 비전이 자연스럽게 전 세계에 알려지고,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초반에는 부산이 리야드에 열세인 게 분명했지만, 대통령의 정상외교 활동 덕분에 분위기가 굉장히 많이 올라왔다"며 "(부산 낙점) 가능성이 거의 과반까지 올라온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GPS 비전이 전 세계에 먹히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게다가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 자체가 GPS로 도약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는 평가다. 세계박람회 유치 활동 과정을 통해 한반도 주변 4강 위주의 협소한 외교에서 탈피해 외교 지평을 확장하면서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한·태도국 정상회의를 가졌다. 정상회의에는 호주·뉴질랜드를 비롯해 14개 태도국, 2개 프랑스자치령(뉴칼레도니아·프렌치폴리네시아) 등 태도국포럼(PIF) 18개 회원국 가운데 태풍 피해를 입은 마이크로네시아를 제외한 17국에서 정상 또는 고위급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날 채택된 '2023 한·태도국 정상선언문'에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대한 태도국들의 환영 의사가 담겼다. 14개 태도국 중 11개국이 세계박람회 개최지 투표권을 보유한 BIE 회원국이다.


대통령실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성공 시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가능성이 크지만, 성공 여부를 떠나 윤 대통령의 열정적인 '엑스포 세일즈' 모습은 표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엑스포 유치에 대한 대통령의 비상한 각오는 지역 균형 발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당연히 결과도 중요하지만, 대통령의 진심이 PK를 넘어 영남·호남·수도권까지 전달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했다.


막대한 경제적 효과도 예상된다. 부산이 세계박람회 유치에 성공할 경우 61조 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와 50만 명의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 국가브랜드 홍보 및 기업 이미지 제고 등을 통해 실제 수치의 몇 배에 달하는 무형의 효과를 수확할 수도 있다. 또 윤 대통령 해외 순방 때마다 주요 기업 총수들이 대거 동행해 '엑스포 세일즈'에 합심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해외 신규판로개척 효과도 덤으로 얻을 수 있다는 평가다.


한편 이달 20일 BIE가 주관하는 4차 경쟁 PT(프레젠테이션)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마지막 관문이 될 전망이다. 이번 제172차 BIE 총회에선 179개국 회원국을 대상으로 후보국들의 실사보고서가 회람되는 데다, 오는 11월 말 최종 경쟁 PT(5차)를 마친 직후 BIE 회원국 투표로 개최국이 결정되면서다. 부산시는 4차 경쟁 PT에서 디지털 불평등, 기후 변화 위기, 보건 격차, 식량 불안, 교육 기회 격차 등 글로벌 공동 과제에 대해 한국의 경험과 발전 노하우를 공유하고 해결하는 프로젝트인 '부산 이니셔티브'를 적극 강조한다는 계획이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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