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여 공세 효과 '글쎄'…'이재명 체제' 부정여론에 민심 이탈 여전
입력 2023.06.02 15:33
수정 2023.06.02 15:37
당 지도부, 오염수·오발령·노동 관련 공세 이어가
코인 논란 등 불리한 국면 전환하겠다는 의도 해석
노력에도 정당 지지율 하락세…청년층 이탈 가속화

더불어민주당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시찰단의 활동 결과와 민생 문제 등을 고리로 대여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뚜렷한 효과를 보지는 못하는 모양새다. 최근 각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고, 특히 청년층을 중심으로 이탈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정부 실정과는 별개로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여전하다는 점이 그 이유로 꼽힌다.
민주당은 2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 우주발사체 발사와 관련한 경계경보 오발령 논란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이재명 대표는 "무정부보다 못한 무능정부란 오명은 윤석열 정부 몫이 되긴 하겠지만 생명과 안전은 우리 국민 모두의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무정부 상태와 다를 게 뭐냐' '전쟁이 나도 각자도생하란 말이냐' 이런 이야기가 시중에 회자되고 있다"며 "정작 혼란과 불안을 초래한 정부는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박찬대 최고위원도 "국민의 느낌상 대통령 궐위 상황으로, 윤석열 정부의 안보 무능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라며 "당일 군 통수권자인 윤석열 대통령의 행보가 오리무중"이라고 비판했다. 박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당일 행적을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정부의 노동 정책에도 각을 세우면서 정부를 압박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날 '윤석열 정부 건설 노동자 탄압 및 과잉수사 대응 TF' 첫 회의에서 "노동자를 거의 전쟁에서의 적으로 간주하고 대응하는 정권의 태도에 걱정을 넘어 분노한다"며 "정부에 단호하게 대응하고, 6월 국회에서 사람을 살리는 입법을 강력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TF에는 국회 행정안전·국토교통·환경노동·정무·법제사법 등 관련 상임위 소속 의원들이 참여한다. 이들은 관련 입법 및 경찰청장 항의 방문 등을 추진할 예정이며, 장외투쟁도 검토 중이다.
민주당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와 관련해서도 공세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민주당은 전날 관련 긴급간담회를 개최한 데 이어 오는 3일에는 부산에서 열리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 규탄대회'에 참석할 계획이다. 이 대표 등 지도부는 이날 규탄대회에서 일본 정부를 성토하면서,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 결과를 거론하며 윤석열 정부의 부실 대응에 대한 공세를 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이러한 행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김남국 의원의 '코인 논란' 등 민주당에 불리한 국면을 전환시키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고 분석한다. 정부 실정 부각을 통해 이탈한 민심을 되돌리고, 지지층을 결집하겠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의 대여 공세가 지지율 반등이라는 뚜렷한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시각이 많다. 당장 한국갤럽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1%p 오른 32%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은 1%p 내린 35%로, 양당 모두 오차범위 내 움직임을 보였다.
더욱이 코인 논란으로 청년층의 이탈은 가속화하고 있다. 민주당의 20대 지지율은 21%로, 전주 보다 4%p 하락했지만 국민의힘은 5%p 오른 30%를 기록했다.
본지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달 29~30일 전국 남녀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민주당의 지지율은 횡보했다. 민주당 지지율은 직전 조사 대비 1.3%p 하락한 35.4%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민의힘 지지율은 41.7%로 0.5%p 내렸다.
해당 조사에서도 20대는 민주당보다 국민의힘을 더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의 20대 지지율은 41.5%, 민주당의 20대 지지율은 34.0%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이 정부의 외교·민생 분야 실정을 부각하려고 하지만, 국민은 민주당 내 각종 논란, 이로 인한 내홍 등에 대한 실망감이 더 큰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라며 "민주당의 대여 공세의 효과는 미미하다고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한편 본문에 인용된 한국갤럽 조사는 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10.4%다. 여론조사공정㈜ 조사는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3.0%다. 두 조사 모두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