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과의존' 중학생이 가장 심하다…"현실·온라인 구별 못하고 폭력·선정성에 둔감"
입력 2023.05.31 04:16
수정 2023.05.31 08:42
여가부, 청소년 스마트폰 이용습관 진단조사…23만634명 과의존 위험군
중학생이 9만730명으로 가장 많아…중고생 사이버 도박 중독도 2만8838명
전문가 "관련 기관에 상담·면담 신청해 꼭 진단 받아야…현실에서도 인터넷 폭력 행위 우려"
"부모와 함께 스마트폰 사용 규칙 만들어야…보드게임 등 다른 대안활동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코로나19 팬데믹 종식과 함께 전국의 초중고 등교가 완전히 정상화되고 온라인 수업이 줄어들면서 어린이·청소년의 스마트폰 중독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여전히 약 23만 명의 학생들이 위험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고 중학생이 가장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에 중독되면 현실 세계와 온라인 세상을 혼동하는 일이 발생한다"며 "특히, 온라인 상에서 접하는 폭력적, 선정적 콘텐츠에 자주 노출되면 이에 대한 둔감함이 생긴다"고 우려하고, 자녀들에게 스마트폰 중독 증상이 보인다면 관련 기관에 데려가 의존 정도를 정확히 진단 받아야한다고 당부했다.
여성가족부가 지난 29일 발표한 '2023년 청소년 인터넷·스마트폰 이용습관 진단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학령전환기(초4·중1·고1) 청소년 127만 6789명 중 23만634명(18.1%)이 과의존 위험군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8.5%보다는 0.4% 줄었다.
과의존 위험군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중학생이 9만730명(20.6%)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고등학생(7만4777명·17.1%), 초등학생(6만5127명·16.3%) 순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초등학생은 과의존 위험군 수가 지난해 7만1262명에서 6만5127명으로 상당히 줄었으나 중학생은 4388명 많아졌다. 그 비율도 지난해 20.5%에서 20.6%로 소폭 상승했다.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은 올해 처음으로 실시한 청소년 사이버 도박 조사에서도 1만6309명(3.7%)이 위험군으로 조사됐다. 고등학생 1만2529명(2.9%)보다 0.8% 더 높았다. 특히 사이버도박 위험군의 44.5%에서는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이 함께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중독이나 사이버 도박 위험군 청소년들은 반드시 관련 기관에서 상담을 받아 볼 것을 조언했다. 박명숙 상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중독 초기 증상이 보이는 경우는 아이들의 부모가 관련 기관에 상담이나 면담 서비스를 신청해 꼭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며 "학교 기관에서도 이런 문제를 보이는 아이들을 잘 관리하고 가정으로 개선의 필요성이 전달되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특히,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에 중독되면 자주 노출되는 콘텐츠로 인해 현실 세계와 온라인 세상을 혼동하는 일이 빚어진다"며 "온라인 상에서 접하는 폭력적, 선정적 콘텐츠에 자주 노출되면 이에 대한 둔감함이 생긴다. 심한 폭력도 심하게 느껴지지 않게 되고, 결국 이것이 범죄의 심각성을 인지 못 하게 되는 정도로 연결된다면 현실에서도 인터넷에서 본 것 같은 폭력적 행위를 모방하는 문제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스마트쉼센터는 실제 상담 사례를 통해 스마트폰과 인터넷 중독 증상을 완화한 사례를 소개했다. 센터는 "어머니와 아이가 스마트폰 사용 규칙을 함께 만들고, 스마스폰 사용 조절 앱을 이용해서 사용 규칙을 더 쉽게 지킬 수 있도록 도왔다"며 "또 가족과 함께 하는 보드게임이나 야외 놀이를 통해 스마트폰을 대신할 다른 활동을 찾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