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다 아는 건 싫어"…패션업계, 신명품 브랜드 발굴 전쟁
입력 2023.05.26 07:01
수정 2023.05.26 10:55
신세계인터·삼성물산 패션·LF·한섬 등 브랜드 모시기 적극
오프라인 매장도 오픈…"신선하고 희소성 높은 제품에 열광"
패션업계가 해외 신명품 브랜드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에르메스, 샤넬 등 전통적인 명품 브랜드보다는 가격이 저렴하지만 신선하고 희소성이 높은 제품에 열광하는 MZ세대를 신규 고객으로 유입시키기 위해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패션기업 중 신명품 브랜드 모시기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최근 미국 지속가능 패션 브랜드 리포메이션의 국내 유통을 맡고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국내 첫 단독 매장을 오픈했다.
리포메이션은 2009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빈티지 숍에서 시작된 브랜드로, 국내에서는 블랙핑크 등 인기 아이돌 멤버들이 착용하면서 유명해졌다.
이번에 오픈한 신세계 강남점 매장에서는 국내에서 많은 마니아를 형성한 원피스 라인을 주력으로 선보이고 아우터, 상의, 데님, 팬츠, 신발 등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프랑스 럭셔리 패션하우스 꾸레쥬와 국내 유통 계약을 체결하고 오는 9월부터 본격적인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꾸레쥬가 젊고 트렌디한 영앤리치 세대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이들을 겨냥한 새롭고 독특한 체험 마케팅 활동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신명품 강자로 불리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자크뮈스, 스튜디오 니콜슨 등의 새 브랜드를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프랑스 브랜드 자크뮈스의 경우 이달 부산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 국내 두 번째 단독 오프라인 매장이자 부산 지역 첫 매장을 열었다. 봄·여름 시즌 르 라피아 컬렉션 의류와 액세서리를 판매 중이다.
삼성물산 패션은 고객들이 자크뮈스를 아이덴티티가 담긴 공간에서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지속 넓혀 나간다는 복안이다.
LF도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이 보유한 프랑스 브랜드 빠투를 전개하며 해외 수입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빠투는 이달 초 더현대서울 오픈을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수도권을 중심으로 4개의 핵심 매장을 추가로 오픈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한섬 역시 무이, 톰그레이하운드, 폼 등 자체 편집숍의 바잉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명품 브랜드 발굴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대표 편집숍인 무이는 지난달부터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를 활용해 영국 럭셔리 디자이너 브랜드 에르뎀의 2023 프리플 컬렉션을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올 하반기에는 팝업 공간을 마련해 미하라 야스히로의 가을·겨울 컬렉션도 선보일 예정이다.
패션업계가 신명품 브랜드 유치에 공을 들이는 것은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누구나 다 아는 브랜드가 아닌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의 제품으로 자신의 개성을 보여주는 것을 선호하는 MZ세대의 욕구를 충족시켜 성장세를 이어나가겠다는 전략이다.
가뜩이나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에 따른 기저효과가 줄어들고 고물가·경기침체 장기화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있어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전략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실제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올 1분기 영업익 1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급감했다. 이 기간 매출액은 11.4% 줄어든 3122억원이다.
LF도 영업이익이 118억원으로 75.3% 감소했고 매출액은 2.1% 떨어진 4414억원을 기록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신명품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며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 발굴에 지속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